한국,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무게···새보수, ‘당대당’ 논의 재차 요구
박형준 위원장 사퇴 촉구도···“중립성 위반, 한국당 대변인인가”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왼쪽부터)과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이양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통합위원회 3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박형준 위원장(왼쪽부터)과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이양수 의원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통합위원회 3차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간 ‘보수통합’ 논의가 난관에 봉착한 분위기다. 양당이 통합논의 주체에 대한 이견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하면서다.

한국당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한 통합논의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당대당(黨對黨)’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새보수당은 당대당 논의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6일 새보수당의 당대당 논의 제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숙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만 참여하는 협의체 가동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지난 9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한국당, 새보수당 등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명분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별도로 양당만의 통합논의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회의 등에서 관측된다. 박형준 위원장은 “(당대당 통합논의를) 별도로 하는 것은 관계없지만,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약화할 가능성이 있는 논의는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갑산 범시민단체연합 상임대표 또한 “각 정당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대표자를 파견해놓고 다른 통합 문제를 밖에서 얘기하면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나무에 올려놓고 흔드는 격’이 된다”고 지적했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새보수당의 안형환·김은혜·신용한 위원 등에 대한 사퇴 요구 등을 언급하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대로 요구할 건 다 요구하고 돌아서서 (한국당과) 일대일 통합을 이야기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새보수당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활동은 활동대로 진행하되, 당대당 협의체 요구는 별도의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운천 새보수당 의원은 “양당 협의체 추진은 실질적 논의 진행하기 위해서 기구를 제안한 것”이라며 “새보수당은 향후에도 혁통위에 참여해 중도보수세력의 대통합을 촉진시키는 데 적극 나설 것임을 명확히 말한다”고 밝혔다.

지상욱 새보수당 공동대표도 논평을 통해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행위”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으로서 새보수당의 정치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는가. 박형준 위원장은 한국당의 대변인인가”라고 비판하면서, “중립성을 위반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도 “양당 통합협의체 구성 제안에 신속히 응답하라”며 “한국당이 양자 대화에 소극적이라면 한국당을 반통합세력으로 놓고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당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간 담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총선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급박한 상황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나서 잡음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논의 과정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간 담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논의 과정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사진 오른쪽)간 담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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