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여파 수도권 ‘풍선효과’
서울 아파트값 4주 연속 둔화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둔화된 가운데 비규제지역인 수원, 용인 등 경기 남부 지역은 오름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연합뉴스

12·16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둔화된 반면 수원·용인 등 수도권 남부 비규제 지역은 규제를 피한 투자 수요가 몰리며 강세를 나타냈다.

1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0.07%) 대비 0.04% 상승하며 4주 연속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12·16대책 발표 이후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수억원 이상 저렴한 급매물이 등장하고, 대출규제가 강해진 고가주택의 거래가 위축됐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구별로는 서초구의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했고, 강남·송파구는 0.1%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거래가 끊기면서 매물 가격이 19억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마포구(0.09%), 영등포·금천구(0.08%) 등 일부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강세를 나타냈다. 그 외 지역은 지난주와 상승폭이 낮거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감정원은 "가격을 선도하던 주요 단지들이 대다수 관망세로 돌아섰고, 인근 중저가 단지 상승여력도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도 아파트값은 0.18%로 지난주(0.1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과천은 0.13% 올랐고, 광명시도 0.39%로 지난주(0.31%)보다 상승했다.

특히 비규제지역인 경기 남부의 일부 지역은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수원 팔달구는 지난주 0.43%에서 금주 1.02%로 오름폭이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용인도 수지가 0.59%, 기흥은 0.66% 오르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업계에선 서울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의 여파로 수도권 등지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원은 최근 신분당선 예비타당성 통과, 인덕원선 신설 등 교통 호재와 재개발 사업 추진 등으로 최근 집값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원 팔달구 인계동 래미안노블클래스 1단지 전용 84㎡는 최근 5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은 뒤 6억∼6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용인 수지·기흥은 지하철 3호선 연장, 리모델링 사업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지방(0.05%)은 대전의 아파트값이 0.36%로 지난주(0.3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주 보합이던 경남은 0.01% 오르며 6주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울산은 남구(0.32%)와 북구(0.20%) 등지의 인기 단지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주보다 0.12% 상승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