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로 코스닥 퇴출 위험 기업, 유상증자로 자금 수혈 나서
관리종목임에도 상한가 기록 등 투자금 몰려 '주의'

코스닥 상장폐지 위험 기업.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코스닥에서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퇴출 위기를 넘기는 모습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당장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자본확충으로 일단 퇴출 요건만 피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종목 가운데 상장폐지 위험 기업들이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으로 ‘자기자본 50%이상의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이 최근 3년 간 2회 이상 발생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 지정후 같은 상황이 한 해 더 발생하면 상장폐지하도록 지정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에서 위 사유에 해당하는 종목은 총 11개다. 디지탈옵틱(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455억원), 이에스브이(-252억원), 유테크(275억원), 셀바스헬스케어(-190억원), 퓨전(-137억원), 수성(-124억원), 액션스퀘어(-112억원), 에스제이케이(-108억원), 아이엠텍(-102억원), 럭슬(-97억원), 테라셈(-64억원) 등이다. 이 기업들은 올해 공시되는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서 법인세비용차감전 손실이 나올 경우 상장폐지된다. 

한국거래소는 위 요건 외에도 장기 영업손실에 대해서도 코스닥 상장폐지 규정을 두고 있다. 최근 4사업연도 영업손실을 본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관리종목 지정 후 또 한 해 사업연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은 퇴출한다는 규정이다.

현재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기업은 내츄럴엔도텍(작년 영업이익 -135억원), 솔고바이오(-123억원), 알톤스포츠(-119억원), 럭슬(-54억원),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54억원), 유아이디(-41억원), 국순당(-29억원) 등 7개 기업이다. 

◇실적 개선 요원하자 증자 통해 급한 불 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런 종목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유상증자를 공시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본확충으로 ‘자기자본 50%이상의 법인세비용차감전 계속사업손실’ 사유로 인한 상장폐지를 면하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 

테라셈은 지난해 10월(9억원)과 12월(89억원) 두 차례에 걸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이어 올해 3월 중에는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1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액션스퀘어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 작년 11월 170억원 규모의 대금 납입을 완료했다. 럭슬 또한 같은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오는 2월26일 49억원 자금이 들어온다. 

해당 종목들은 한국거래소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임에도 최근까지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액션스퀘어는 작년 11월25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한 날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9.28% 올랐다. 럭슬은 작년 11월28일 전환사채 발행 결정 공시 이후 12월3일과 4일 이틀에 걸쳐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테라셈은 작년 10월15일과 16일 이틀 연속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나쁜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를 개선하는 기업일수록 사업이 어렵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단순히 주가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기보다 실적 개선 등을 보수적으로 분석해야 손실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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