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연기’ 라임운용 CI펀드 둘러싼 의혹과 쟁점들
  • 송준영 기자(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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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CI펀드 환매 연기 가능성 인정
편입 자산 두고 판매사 법적 다툼 예고
환매 자금 돌려막기 의혹에 판매사와 금융당국 소극대처 이슈도 나와

라임자산운용이 ‘크레딧인슈어드(CI) 무역금융펀드’(이하 CI펀드) 환매 연기 가능성을 인정한 가운데 이를 둘러싸고 각종 이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과 관련해 환매자금 돌려막기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판매사는 신탁계약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판매사와 금융당국이 소극적으로 행동한 탓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반쪽짜리였던 CI펀드···다른 자산 편입 놓고 법적 다툼 예고

16일 라임자산운용은 “CI펀드(모펀드)와 이에 투자한 16개 자펀드에서 환매 연기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해당 판매사에 안내를 드린 바 있다”며 “편입 자산에서 유동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첫 번째 만기가 돌아오는 3월 말부터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에 따르면 CI펀드 관련 자펀드의 총 판매금액은 2949억원이며 이 중 환매 연기 가능성이 있는 투자금액은 약 1200억원이다.

당초 CI펀드는 환매 중지 사태와는 거리가 있는 펀드로 평가됐다. 하지만 CI펀드가 편입한 자산 중에 지난해 환매가 중지된 펀드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추가적인 환매 중지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실제 이달 3일 기준 CI펀드의 편입 현황을 살펴보면 주요 투자대상인 매출채권 외에 환매가 중지된 ‘플루토-FI D-1호’, ‘플루토-TF 1호’ 자산이 편입됐다. CI펀드의 16개 자펀드 중에서 이들 펀드로 주로 구성된 기타자산 비중이 최대 47%가 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곧바로 논란이 됐다. 투자자들에게 설명됐던 투자 대상이 아닌 다른 자산이 편입된 까닭이었다. 투자자들은 S&P A- 이상 보험사를 통해 신용보강이 이뤄진 매출채권으로 구성된 펀드로 알고 있었다. 기타자산 중에서 가장 비중이 컸던 ‘플루토-FI D-1호’는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다. 

라임자산운용의 이같은 운용에 대해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이 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라임자산운용 측이 신탁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검토 중이다. 신탁계약서에 ‘주된 투자대상 자산을 변경할 때는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을 가진 투자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돼 있지만 라임자산운용이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선 ‘집합투자업자는 투자자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집합투자재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을 위배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당 펀드 투자설명서에 ‘세부 사항은 운용역 판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무역금융 외) 국내 채권 및 유동성 자산에 30%까지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갈릴 수 있어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 예고된 펀드 돌려막기?···판매사와 금융당국 안이한 대처 지적도

라임자산운용이 CI펀드를 이용해 자사 펀드를 사들이면서 환매금 돌려막기로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은 CI펀드로 다른 자사 모펀드를 편입한 것에 대해 일시적으로 보유할 목적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그러나 해당 펀드가 주로 편입된 시점이 지난해 9월로 알려졌는데 이는 펀드 환매 연기가 중지된 10월과 시차가 크지 않다. 환매 중지 전에 CI펀드에서 자금을 끌어와 다른 펀드의 환매에 사용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펀드 출시 목적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라임자산운용의 일부 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시기가 CI펀드 출시 시기와 비슷한 까닭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상반기 CB자산 부실에 따른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받은 바 있고, 무역금융 펀드와 관련해서 이미 자산 부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펀드나 수익률 하락에 따른 개방형 펀드 환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해당 펀드를 출시했다는 것이다. 

다만 라임자산운용이 CI펀드에서 편입한 펀드들이 메자닌이 아닌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환매가 다가오자 긴급하게 해당 자산들을 편입했다는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또 CI펀드가 기타자산으로 무역금융 펀드도 편입했지만 이는 전체 자산의 2%에 채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밖에 금융당국과 판매사의 안이함도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부터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돌려막기는 지난해 9월 집중됐다.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업계에 따르면 판매사인 신한은행은 CI펀드에 다른 자산에 편입된 것을 지난해 10월쯤에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역시 투자자들에게 고지되지 않았고 3개월이 지난 이달에서야 환매 중지 가능성이 알려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이슈가 주된 내용이었던 기존 DLF 대량 손실 사태와는 다르게 이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지 사태는 판매사의 불완전판매뿐만 아니라 운용사의 도덕적 해이와 사기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며 “투자자 피해도 복잡한 측면을 띄고있어 적극적인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송준영 기자
금융투자부
송준영 기자
song@sisajournal-e.com
시사저널e에서 증권 담당하는 송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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