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29개 신약 파이프라인 중 8개 과제 발표···LG화학, 통풍약 등 신약 임상 성과 홍보
JW중외제약, 통풍 치료제 기술수출 추진···아토피 피부염약 치료 질환 확대 전략 공유

‘제38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 비전과 2020년도 R&D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미약품
‘제38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이 한미약품 비전과 2020년도 R&D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한미약품

국내 제약사들이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JP모건 콘퍼런스에서 그동안 추진했던 신약 연구개발(R&D)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구 성과를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유하고 있어 행사 종료 후 집계될 성과가 주목된다.  

JP모건 콘퍼런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글로벌 투자 행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개막한 이번 행사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전 세계 40개국에서 15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30여곳도 참여해 투자 유치와 연구개발 성과 공유에 나섰다. 15일에는 한미약품과 LG화학 등 대형 제약사들 발표가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우선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진행된 한미 세션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권 사장은 2020년 한미 도전을 주도할 핵심 파이프라인 다수를 소개했다. 29개 파이프라인 중 신약 후보물질 8개를 핵심 과제로 꼽은 권 사장은 추가 라이선스 아웃 등 성과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이 꼽은 핵심 과제 중에는 NASH를 타깃하는 HM15211을 비롯, 이중기전 비만치료제 HM12525A, 주1회 제형의 현존하지 않는 신기전 비만치료제 HM15136 등 ‘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 포함됐다.

권 사장이 발표한 NASH 치료제 HM15211의 차별화된 혁신성은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는 만성 간질환인 NASH는 지방간, 염증, 섬유화 등 여러 지표를 동시에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HM15211은 MAD(다중용량상승시험) 임상 1상에서 신속하고 강력한 지방간 감소를 포함한 복수 효력이 확인됐다. 간 섬유화 모델에서는 간 성상세포 활성화를 억제해 섬유화 증상을 탁월하게 개선했다. 염증 사이토카인 감소 효과도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올 2분기 중 조직검사로 증명된 NASH 환자를 대상으로 HM15211의 글로벌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다른 핵심 과제인 HM12525A는 지난해 얀센이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치고 한미에 권리를 반환한 물질이다. 비만과 당뇨 동시치료제로 개발하려던 얀센과는 달리, 한미약품은 이 약을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월등한 이중기전의 first-in-class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기전의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혁신신약 HM15136도 참석자들 이목을 끌었다. HM15136은 비만 동물모델에서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와 병용에서는 탁월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HM15136은 ‘20% 체중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HM15136 임상 1상의 SAD(단일용량상승시험)는 완료됐다. MAD는 올 3분기쯤 종료될 예정이다. 

항암분야에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미국 바이오기업 랩트의 경구용 면역항암제 후보물질(FLX475)을 도입했다. 또 다른 바이오 혁신기업인 페인스 항체도 도입, 면역항암 이중항체 및 다중항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넨텍에 라이선스 아웃한 Pan-RAF 저해제 벨바라페닙(HM95573, 고형암)도 임상이 순항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치료 신약인 FLT3 저해제 HM43239 임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경구용 항암제인 오락솔은 올 상반기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된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롤론티스는 FDA의 BLA(생물의약품 허가 신청) 본 심사가 시작돼 올 10월 말 시판허가 승인이 예상된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 JP모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LG화학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 JP모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LG화학

LG화학도 이날 기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이 발표자로 나서 지난 2017년 합병 이후 확대된 항암, 면역, 당뇨 및 대사질환 분야 파이프라인 현황과 신약과제 임상결과 및 경쟁력을 소개했다.

우선 LG화학은 미국에서 임상2상에 진입한 통풍과 만성염증질환 치료제 임상 성과를 발표했다. 요산 과다 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잔틴산화효소’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의 통풍 치료제는 전임상과 임상 1상 시험 결과, 기존 요산 생성 억제제 단점으로 지적돼 온 심혈관 질환 등 부작용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 LG는 통풍 원인인 요산 수치를 감소시켜 기존 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효능 및 안전성이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면역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S1P1’을 표적으로 한 만성염증질환 치료제는 전임상과 임상1상 시험 결과, 신속한 면역세포 감소와 표적 단백질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확인했다. 간과 폐 기능에 대한 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아 효능 및 안전성,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신약과제다.  

이어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전임상을 진행 중인 비만 치료제는 식욕 조절 유전자인 MC4R을 표적으로 한 최초 경구용약이다. 동물시험 결과 기존 식욕억제제 대비 체중 및 음식섭취량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심혈관, 중추신경계 질환 등 이상반응 사례도 관찰되지 않아 안전하고 효과적 비만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고 LG는 강조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같은 날 전략 제품과 주요 파이프라인, 제품 출시 및 판매 전략 등을 설명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전체 단일클론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지난 2018년 처방액 기준 14억1800만 달러(약 1조 6540억원)를 기록해 시장점유율 81%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을 바이오시밀러 분야 퍼스트무버를 넘어 시장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도 강조했다. 

이밖에도 현장에서 R&D 성과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JW중외제약은 JP모건 콘퍼런스에 참석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임상 현안, 시장성 등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지난해 통풍 치료제(URC102) 중국 판권을 현지 업체인 심시어사에 기술 수출한 JW중외제약은 중국 외에 미국, 유럽, 일본 제약사들과 시장 판권 협상 등을 위해 행사 현장에서 적지 않은 숫자의 글로벌 제약사와 면담했다. 또 JW중외제약은 지난 2018년 덴마크 제약사 레오파마에 기술 수출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JW1601)의 치료 질환 확대 전략과 개발 현황을 현장에서 공개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5대 대형 제약사들이 올해 화두를 ‘글로벌’에 둘 정도로 이제는 업계의 대세가 됐다”며 “콘퍼런스가 종료된 후 집계될 성과가 벌써부터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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