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기업 ‘어라이벌’에 대규모 투자···유럽 전략형 밴·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
2025년까지 소형 전기 상용차 시장 매년 33% 성장 기대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사진 우측)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현대차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오른쪽)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가 계약 체결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사진=현대차

현대·기아자동차가 유럽 상용 전기차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1억 유로(한화 1290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실시하고, 도시 특화형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와 어라이벌은 16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투자 및 전기 공동개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과 데니스 스베르드로프 어라이벌 CEO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양 사는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유럽에 선보이며, 시장 대응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현대·기아차가 꿈꾸는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전기차 개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어라이벌은 2015년 설립됐으며 밴·버스 등 상용차 중심 전기차 전문 기업으로 영국 외에도 미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 등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거점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이다.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개념도./사진=현대차
전기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개념도. / 사진=현대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란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스케이트보드 모양 플랫폼에 탑재하고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전기차 가격 대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구동 부품을 하나로 묶어 여러 차종에 공유함으로써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아울러 하나의 플랫폼으로 개별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종 제작이 가능해 개발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어라이벌은 이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화물 운송용 밴을 투입, 유럽 내 다양한 물류 업체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 사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반 중소형 크기의 유럽 전략형 밴·버스 등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상업용 친환경 차량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며 소화물 배송을 위한 도심내 차량은 늘어나는 반면, 환경 규제는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물류 운송용 글로벌 소형 전기 상용차의 시장 규모가 올해 31만6000대 수준에서 2025년 130만7000대로 매년 33%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유럽 내 물류 업체에 밴과 버스 등 상용 전기차를 공급하는 동시에 카헤일링, 수요 응답형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빌리티 업체에도 소형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유럽은 환경규제 확대로 인한 친환경차의 급속한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어라이벌과 상용 전기차 공동 개발을 통해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친환경 시장의 리더십을 확보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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