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공기 질, 담배 37개비 피운 수준···‘시드니는 질식 중’ 해시태그 확산
2019년 평균기온 역대 2위···각국서 전기차 인프라 구축 요구 목소리 높아져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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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이 수개월 째 지속되고 있다. 배출된 이산화탄소만 4억톤에 이른다. 이에 호주를 응원하고 지원하며 동시에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친환경 캠페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각국 정부를 향해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이번 비극으로 말미암아 관련 사업의 확산에도 속도가 더해질 요량이다.

16일 관련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지난해 9월 처음 발생했다. 이후 점차 호주 전역으로 번지게 됐고, 해안가의 대도시지역까지 피해가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의 165배에 달하는 면적이 소실됐다. 시드니의 경우 하루에 담배 37개비 피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공기 질이 악화됐다. 이에 시드니 주민 2만여명은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른바 ‘시드니는 질식 중(Sydney is choking)’이란 해시태그가 SNS를 통해 급속도로 번져갔고, 미국,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이에 호응하는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한국에서도 환경운동연합과 녹색연합 등 300여 단체로 구성된 ‘기후위기비상행동’ 주체로 이 같은 집회가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기도 했다.

당시 기후위기비상행동 측은 “전문가들은 이번 호주산불의 원인을 두고 탄소배출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를 지목한다”며 “강수량이 줄어든 데다 고온 건조한 바람이 더해지면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와 시베리아 등에서 발생한 산불 역시 비슷한 이유로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온실가스 관련 규제강화를 촉구했다.

실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는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전 세계 평균기온이 높았던 해였다. 한국 역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연평균 기온을 나타냈다. 반면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평년에 비해 적었다. 다만 특정시기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탓에 각종 문제를 야기했다. 김종석 기상청장도 “지구온난화로 기상변동이 큰 해였다”고 지적했을 정도였다.

이번 호주 화재와 맞물려, 앞서 다양한 이상기온에 노출됐던 해외 각국에서도 정부를 향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정책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를 망론하고 공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가 바로 ‘전기차’다. 전기차는 대표적인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분류된다. 화력 등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도를 감안 하더라도 기존 내연차에 비해 70% 이상 배출 오염원을 저감할 수 있다.

유관업계에서도 이 같은 시민행동이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고취된 상태라는 점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녹색정당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유럽의 경우 가장 빠르게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는 지역으로 손꼽힌다.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과 미국 등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3.1%, 30.1%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감소했으나, 유럽은 53.6% 신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폐지하겠다던 중국도 한시적으로 유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에서도 서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연구가 확대되면서 전기차 니즈가 커지는 실정”이라면서 “호주 산불이 불러일으킨 경각심이 이 같은 기조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전망”이라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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