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미터 거리 ‘마당놀이’식 무대···실시간 SNS 질의응답 등 이어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입사원들과 지근거리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앞서 ‘신년사 없는 신년회’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 역시 최 회장 식 파격적 행보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SK그룹은 지난 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최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과 신입사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신입사원 교육-회장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최 회장뿐 아니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그룹 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까지 7미터였던 무대와 객석간 거리를 올해는 2미터로 좁혔다. 물리적 거리를 좁혀 대화의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 보자는 의미였다. 무대는 마당놀이처럼 객석 중앙에 배치했다. 복장 또한 자유로워졌다. 최 회장과 경영진은 물론 신입사원들도 정장 대신 간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경영진이 무대에 올라 패널토론을 했으나, 올해는 이를 대신해 선배 구성원들이 신입사원들에게 직장 생활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슬기로운 직장생활’ 코너가 마련됐다. 무대에 오른 입사 2~10년차 선배들은 후배들이 조만간 직면하게 될 딜레마 상황들을 예시한 뒤,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경험담을 바탕으로 진솔하게 조언했다.

최 회장과의 대화도 아무런 사전 각본 없이 실시간 SNS, 추첨 등을 통해 현장에서 즉석에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 회장이 자주 찾는 맛집, 최근 감명 깊게 읽은 책, 즐겨보는 유튜브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는 가벼운 질문부터,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론까지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최 회장은 “젊은 패기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행복추구를 위한 신선한 자극을 불어 넣어 달라”며 “SK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행복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가진 돈과 노력을 어디에, 어떻게 쓰고 있는지 측정하고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늘날 여러분을 만들어 준 모든 분들, 특히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라”고 조언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자신의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결국 행복해질 수 있다”며 “여러분들이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충분히 즐기고, 또 많은 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되면 더욱 큰 행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신입사원과의 대화’는 그룹의 경영철학과 비전 등을 신입사원들에게 직접 설명해주기 위한 행사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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