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쪽짜리 합의안 공개···中, 2000억달러 美상품 추가 구매하기로 결정
트럼프 대통령 “획기적 합의”···시진핑 주석 “대화통해 해법 보여주는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 /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중국 측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백악관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안에 대한 서명식을 개최하고, ‘미중 경제 및 무역 합의 1단계’라는 제목의 86쪽짜리 합의안을 공개했다.

이번 서명은 지난해 12월 13일 미중이 공식 합의를 발표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가운데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게 합의의 골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00억달러(한화 약 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론 서비스 379억달러,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등이다.

중국은 합의안 발표 30일 안에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행동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계획에는 중국이 의무 이행을 위해 취할 조치와 이행 일자를 포함시키도록 했다.

합의안은 기업들이 기술 이전에 대한 강제나 압력 없이 운영돼야 하며, 기술 이전은 자발적이고 상호적인 합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양측이 서로의 서비스에 대해 공정하고 효과적이며 비차별적인 시장 접근권을 제공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일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번 합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획기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인사를 전하며 “우리는 오늘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의 미래를 위해 이전에 중국과 해본적 없는 중대한 발걸음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함께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미국 노동자, 농부, 가정들에 경제적 정의와 안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나의 매우 좋은 친구인 시 주석에게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은 류허 부총리가 대독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서한에서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며 “이번 합의는 미중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측 고위급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기자들에게 “단기적으로 1단계 합의 이행에 집중할 것이라며 추가 협상은 그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앞으로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강요, 보조금 지급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보다 세부적인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2단계 합의는 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