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차 가뭄 전망, 연식변경 모델이 주를 이룰 예정··· 경쟁사들은 연초부터 줄줄이 신차 공개
내수 시장 비중 높은 데다 인건비 축소까지 이미 진행돼 마땅한 해법 없어
내년 출시 예정인 코란도 전기차도 보조금 제한 문제로 판매 확대 쉽지 않을듯

올해 쌍용자동차는 신차 가뭄으로 인해 경쟁사들에게 점유율이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사진=쌍용자동차
올해 쌍용차는 신차 가뭄으로 인해 경쟁사들에게 점유율이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가 올해 국내 완성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신차 출시가 없어 보릿고개가 예상된다. 특히 연초에 제네시스·한국GM·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계가 연이어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쌍용차는 홀로 쓸쓸하게 2020년을 시작하게 됐다.

쌍용차는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 칸 출시를 시작으로 티볼리 부분변경, 코란도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등을 출시했다. 신차 출시 이후에는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으나 이후 한국GM 콜로라도,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베뉴 등 경쟁 모델이 공개되면서 점차 판매가 하향 곡선을 그렸다.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새로운 모델임에도 지난해 내수 판매가 각각 전년 대비 19.3%, 1.6% 감소했다. 두 차종의 경우 쌍용차 내수 판매의 70%를 담당하고 있는 볼륨 모델인 만큼, 부진으로 인한 타격이 더 컸다.

올해의 경우 신차는 물론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출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연식변경 모델이 주를 이룰 예정이며 부분변경 모델 출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년에 예정돼 있는 코란도 전기차 모델 출시 전까지는 별다른 신차 계획이 없는 셈이다. 코란도 투리스모 완전변경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연내 출시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쌍용차가 신차에 목말라 하는 동안 경쟁 업체들은 신차 출시에 경쟁적으로 몰두하고 있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15일 ‘GV80’을 국내 첫 출시했으며, 이어 16일에는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어 르노삼성은 오는 2월 쿠페형 SUV ‘XM3’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이들 차종들이 모두 공교롭게도 SUV여서 쌍용차는 경쟁에서 더욱 뒤처지게 됐다. 쌍용차의 주력 모델 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은 모두 SUV다.

이처럼 경쟁 업체들이 신차를 연이어 공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쌍용차는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는 직원 복지 축소를 비롯해 상여금 200% 반납,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지급률 변경 등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인원 축소 단계 전까지 최대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것이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쌍용차 누적 손실은 1820억9988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적자폭이 12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꽉 막힌 수출 시장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판매 비중이 81%에 달하며 국내 완성차업계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내수 판매 비중은 16%, 기아차 18%, 한국GM 18%, 르노삼성 49% 등이다.

영국·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수출 판매를 늘려가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으나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못하고 있다.

박재용 이화여대 미래사회공학부 연구교수는 “올해 쌍용차가 활로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차가 없어 프로모션 강화를 통해 판매를 늘리는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코란도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할당 제한이 있기 때문에 경쟁 업체 전기차 모델보다 특별한 장점이 없는 한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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