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1300만 돌파···실적부진 넥슨, 부활 주목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 사진=넥슨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 사진=넥슨

넥슨의 대표 지적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이 중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부터 신규 프로젝트 및 기존 흥행 부진 게임들을 대거 정리하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작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넥슨이 던파 모바일 출시를 기점으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2D 도트 그래픽으로 흥행 돌풍 일으켜

던파 모바일은 인기 PC 온라인게임 던전파이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원작인 던파의 경우, 지난 2005년 출시됐다. 던파는 당시 인기를 끌던 게임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게임이었다. 2D 도트 그래픽과 횡스크롤 진행 방식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던파는 과거 오락실에서 즐기던 아케이드 게임의 조작 방식을 온라인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액션 쾌감’이라는 게임 모토에 맞춰, 극한의 손맛을 유저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당시 대다수 게임들은 특별한 조작 없이 마우스와 키보드의 특정 키만 사용하면 사냥을 할 수 있었다.

반면 던파는 키보드의 여러 단축키와 방향키를 통해, 과거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각종 콤보 액션을 선보였다. 이에 같은 캐릭터를 가지고도 컨트롤에 따라, 극과극의 결과가 나타나곤 했다.

결국 이런 손맛으로 인해 던파는 흥행에 성공하게 된다. 출시 후 1년만에 회원 수 100만명, 동시접속자 수 5만명을 기록한 던파는 2007년엔 누적회원 500만명, 동시접속자 수 15만명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게 된다.

2008년 중국에 진출한 던파는 서비스 한 달 만에 중국 온라인게임 1위에 올랐다. 2009년 말에는 동시접속자 수 22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는 전 세계 6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초대형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여전히 국민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 모습. / 사진=텐센트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 모습. / 사진=텐센트

◇던파 모바일, 제2의 캐시카우 될까

넥슨은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개가 넘는 신규 프로젝트를 취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열혈강호M’ 등 3종의 게임을 서비스 종료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넥슨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던파 모바일 출시다. 지난해부터 캐시카우였던 중국 던파 매출이 감소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넥슨은 자회사 네오플과 중국 퍼블리셔인 텐센트를 통해 중국에서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 사전예약 첫날에만 350만명이 몰렸으며 나흘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다. 14일 기준 사전예약자는 13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는 던파 모바일 사전 예약 최종 목표를 4000만명으로 잡고 있다. 네오플과 텐센트는 올해 1·2분기 중 던파 모바일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앞서 넥슨은 지난 2016년 네오플이 개발 중이던 던파 모바일 3D·2D 버전에 서비스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3D 버전은 지난 2017년 국내에만 ‘던전앤파이터:혼’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던파 혼은 3D 버전이라는 이질감과 여러 버그 등이 발생하며 흥행에 실패, 결국 출시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던파 혼 실패 이후 네오플은 2D 버전을 계속해서 개발했고, 이번에 중국에 출시하는 게임이 바로 당시의 2D 버전을 발전시킨 것이다. 넥슨은 이번 던파 모바일에 최신 스마트폰 기기에 맞는 고품질 그래픽을 적용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갈등이 발생하기 이전인 2016년 판호를 미리 발급 받아둔 것이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2017년 이후 판호 발급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는 사실상 유일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던파 모바일의 중국 초반 흥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던파라는 IP가 중국에서 워낙 유명한 만큼, 출시 직후 큰 인기를 얻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장기 흥행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유저들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던파 모바일 출시와 관련해 중국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낮은 별점을 주는 유저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출시가 계속 연기되다 보니, 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넥슨이 개발한 모바일게임 중 성공한 게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게임은 기술력적인 측면에서 이미 한국 게임을 뛰어넘은 상태”라며 “던파 모바일도 던파라는 IP가 주는 이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던파 IP 자체가 무조건적인 흥행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텐센트가 던파 모바일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던파 매출이 떨어지면서 텐센트도 새로운 매출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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