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라임사태에 매트릭스 조직 뭇매···금융그룹 “근본 원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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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라임사태에 매트릭스 조직 뭇매···금융그룹 “근본 원인 아냐”
  • 이기욱 기자(gwlee@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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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증권사와의 협업 확대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증가” 지적 다수
금융그룹 측 “원인 아닌 결과” 설명···오히려 부실상품 검증에 도움
지난해 10월에 열린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사진 위쪽)와 지난해 12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재개최’ 요구하고 있는 DLF(파생결합펀드)피해자대책위원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에 열린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투자자들에게 사과하고 있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사진 위쪽)와 지난해 12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DLF 사태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재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DLF피해자대책위원회/사진=연합뉴스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대규모 고객 손실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금융그룹의 매트릭스 조직 확대 정책이 비판을 받고 있다. 그룹 내 은행과 금융투자사의 협업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으나 매트릭스 조직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며 오히려 부실상품 판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다양한 사업부문과 많은 자회사를 거느린 금융그룹들이 그룹 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한 조직체계다. 지난 2008년 하나금융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금융그룹들이 잇따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수년 동안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신한금융그룹의 ‘원 신한(One Shinhan)’과 KB금융그룹의 ‘원 펌(One Firm)’ 전략이 대표적인 사례다. 각 그룹들은 자산관리(WM)나 글로벌, 디지털, 연금 등 각 분야별로 총괄 조직을 두고 자회사 간 협업을 증대시키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의 가장 큰 장점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자회사 간의 조직 이기주의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은행, 증권, 보험 등 업권에 구애받지 않고 균형 잡힌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DLF사태와 라임사태로 인해 매트릭스 조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늘어나고 있다. 자회사 CEO와 총괄 조직의 책임자 사이의 서열 문제와 책임 전가 등 매트릭스 조직의 단점이 해당 사태들에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EB하나은행은 비이자수익을 견인하기 위해 매트릭스 제도를 2018년부터 도입하고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은행 WM그룹 임원을 겸직시키는 등 판매자와 발행자를 동일인으로 했다”며 “상품 위험을 검증하기 보다는 판매 쪽으로 ‘푸쉬’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매트릭스 조직이 투자 손실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 의견을 표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세스인 반면 은행은 여신을 중심으로하는 보수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조직”이라며 “각 사의 리스크 특성이 다른데 한 명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임원을 겸직하는 구조로 인해 다소 어울리지 않는 상품이 은행에서 판매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만 매트릭스 조직 때문에 DLF사태와 라임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근본적인 원인은 단기 성과 중심의 은행 문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매트릭스 조직은 회사간,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는 제도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역량 집중 차원에서는 오히려 부실상품 검증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금융권의 관계자 역시 “매트릭스 조직 확대는 원인이 아닌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경기 불황, 저금리 기조로 인해 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났고 그 니즈를 충족 시키기 위해 금융그룹들은 매트릭스 조직 등을 통해 구조화된 상품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상품들로 수익을 봤던 고객들도 다수 있었고 고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자회사간 협업이 강화·확대된 것”이라며 “불완전 판매 개별 사례들이 문제인 것이지 매트릭스 조직으로 인해 일련의 사고들이 발생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금융투자부
이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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