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제조사, 크기 및 가격대 폭 넓혀 ···신제품 ‘대중화’ 속도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48인치 OLED TV 디스플레이. / 사진=윤시지 기자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0에서 LG디스플레이가 전시한 48인치 OLED TV 디스플레이. / 사진=윤시지 기자

TV 제조업계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대화면 수요를 반영하는 8K TV는 100인치대로 커져 홈시네마와 B2B 수요를 공략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선 더 싸고 작은 제품으로 대중화를 가속화한다. 시장 외연을 키우기 위해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샤프가 이르면 올 연말 120인치 8K TV를 출시한다.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 이어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전시장에서 공개된 바 있다. CES 전시장에서 기자와 만난 샤프 관계자는 “올 4분기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저가형 T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샤프가 이번 신제품을 통해 홈시네마용 프리미엄 TV 및 B2B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샤프가 선보인 120인치는 현재까지 공개된 8K TV 중 가장 큰 크기다. 지난해 중국 스카이워스도 같은 크기의 8K LCD TV를 공개한 바 있다.

8K TV는 화면이 크면 클수록 좋다는 ‘거거익선’ 경향을 가장 잘 반영하는 제품이다. 70인치대 이상 화면에서만 최소 4K 이상 해상도가 요구되는데, 이 때문에 대다수 TV제조사가 그 다음 단계인 8K 수준의 해상도를 갖춘 TV 제품과 화질 업스케일링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삼성전자는 98인치 QLED 8K TV를, LG전자는 88인치 OLED 8K TV를 출시한 바 있다. 

TV 업계는 일반 소비자 대상 홈시네마 제품이나 B2B 거래용으로 초대형 TV 개발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8K 시장은 성장세는 빠르지만 크기는 작다. 지난해 8K TV 시장 규모는 17만여대로 전체 TV 시장의 0.1%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8K로 생중계되는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TV 베젤과 두께가 얇아지면서 집이 좁아서 대형 TV를 못 살 것이란 과거 전망은 전혀 맞지 않게 됐다”면서 “8K TV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반면 OLED TV는 더 작아진 사이즈로 올해 대중화의 원년을 다진다. 올해 LG전자와 소니 등 주요 OLED TV 업체는 48인치 제품을 처음으로 출시한다. 기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55~88인치로, 40인치대 OLED TV 제품 출시는 올해가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가 양사에 패널을 공급한다.

OLED TV 시장도 8K와 마찬가지로 아직까지 규모가 작은 시장이다. 지난해 OLED TV 시장은 330만대 규모로 전체 TV 시장의 2% 수준을 차지했다. 다만 올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양산 계획에 따라 이 시장은 600만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48인치 OLED TV는 시장에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우선 OLED TV의 높은 가격대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55인치 LCD TV가 40만원대에 팔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OLED TV의 가격 경쟁력은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올해 출시될 48인치 OLED TV 가격대는 55인치 OLED TV 가격대인 2500~3000달러(약 289만~347만원) 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저가 LCD TV와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하는 동시에, 더 낮은 가격대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시장에선 48인치 OLED TV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TV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48인치는 OLED 충성도가 높은 유럽, 일본 지역을 중점 공략할 제품으로, 거실이 아닌 안방에 들이는 세컨드 TV의 프리미엄 수요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빠른 응답 속도와 높은 화질로 게이밍 제품으로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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