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겨냥한 부동산PF 규제···중소형 증권사에 기회되나
  • 이용우 기자(ywl@sisajournal-e.com)
  • 승인 2020.01.1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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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규제 직격탄 맞은 메리츠증권···채무보증 축소 우려
기회 엿본 대신증권·현대차증권 등 채무보증 더 확대할 듯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의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총량 규제에 나선 가운데 이번 규제가 호재가 될 증권사도 있을 전망이다. 금융위의 규제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이 100%를 넘는 증권사다. 규제로 발이 묶이게 된 대형 증권사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증권사들이 해당 시장에 더 적극 진출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위 규제로 부동산PF 강자들 발목 잡혀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12월말 증권사의 부동산PF를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권 전체 부동산PF 채무보증 가운데 증권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위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고 부동산PF 대출 확대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의 이번 조치는 특히 자기자본이 3조원이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를 겨냥한 것이다. 부동산PF 대출이 종투사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종투사의 부동산PF 대출규모는 2016년말 3조4000억원에서 2018년말 4조1000억원, 지난해 6월말 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번 규제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가 100%를 넘는 증권사는 2021년 7월까지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100%에 근접한 증권사들은 더 이상 부동산PF 채무보증을 늘릴 수 없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 비율은 154%로 추산됐다. 메리츠증권 다음으로 부동산PF 규모가 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채무보증 비율은 69%로 알려졌다.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채무보증 증감 추이. / 도표=시사저널e
국내 중소형 증권사의 채무보증 증감 추이. / 도표=시사저널e

◇대신·현대차·한양증권 채무보증 시장 약진

증권업계에선 종투사 외에도 중형 및 소형 증권사들도 최근까지 부동산PF 확대에 집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가 제시한 부동산PF 한도 설정으로 종투사의 영업이 확대되기 어려워지면서 다른 증권사들이 그 공백을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대신증권과 현대차증권의 약진을 예상한다. 작년 9월말 기준으로 두 증권사의 채무보증 규모는 5000억원을 넘어섰다. 두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IB 영업력을 강화하며 채무보증을 확대해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채무보증 규모는 1년 전보다 113.7%나 증가했다. 현대차증권도 같은 기간 7.4% 늘었다. 

대신증권은 작년 채무보증 규모를 1년 만에 2배 이상 늘렸지만 작년 9월말 현재 총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44%에 불과하다. 부동산PF를 확대해도 금융위가 제시한 한도까지 자본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현대차증권도 총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이 67%에 불과하다. 특히 현대차증권은 작년 10월말 103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IB 수익 확대 여력을 더 키운 상황이다.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한양증권의 IB 수익 확대가 예상된다. 한양증권은 작년 들어서 본격적으로 채무보증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양증권의 채무보증액은 작년 9월 167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57.5%로 시장 확대 여력이 있다. 

한양증권은 2년 전부터 부동산PF를 담당하는 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는 등 최근 들어 IB본부를 확대해 왔다. 작년 들어서는 IB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양증권의 3분기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7.5% 증가했다. IB부문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607.1%나 급증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의 부동산PF 채무보증이 크게 늘자 자본 부실 우려로 금융위가 총량 규제에 나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의지가 강한 만큼 금융위의 대형 증권사를 겨냥한 규제도 강할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들이 이 시장에서 위축되면 다른 증권사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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