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습에서 벗어나야

현재 IT업계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넷플릭스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OTT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속에서 국내 업체들도 토종 OTT 플랫폼을 만들며 안방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투자 규모가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토종 OTT들의 경우, 콘텐츠 수급에 있어 상당한 제약이 따를수 밖에 없다.

현재 OTT 시장 트렌드는 오리지널 콘텐츠다. 해당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야 이용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토종 OTT 입장에서는 넷플릭스나 디즈니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 낼 비용도 시간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 지상파 다시보기 서비스나 실시간 방송 등을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토종 OTT들에게서 ‘혁신’을 찾기란 사실상 어렵다. 기존에 나와있던 OTT 플랫폼들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적은 비용으로 글로벌 OTT 업체들을 넘어설 방법은 없을까.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나, 인기 유튜브 채널 등에서 답을 찾았으면 한다. 현재 유튜브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들은 10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들이 대부분이다. 

어차피 드라마나 영화 수급 등에서 글로벌 업체들을 이기기 힘들다면, 숏폼 콘텐츠 등에 역량을 집중해 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나 디즈니가 서비스하는 방식으로는 그들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이 출시한 토종 OTT들의 경우, 이름만 OTT로 바꿨을뿐 기존에 있던 지상파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개편한 것에 불과하다. 화질만 개선하고 영화, 드라마 조금 추가했다고 글로벌 OTT업체들과 단숨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다. 

디즈니가 OTT 시장에 뛰어들면서 넷플릭스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이유는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지적재산권(IP)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토종 OTT들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무기는 무엇일까. 전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만,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만한 IP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되짚어봐야할 것이다.

‘남들이 하니까’, ‘OTT가 인기를 끄니, 우리도 하자’ 식의 방식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급하게 OTT를 출시하기에 앞서 자신들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지, 혁신할 만한 것은 없었는지부터 점검했어야 한다.

아울러 단순히 가입자 증가 등을 성과로 내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가입자 증가보다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콘텐츠가 OTT 시장에서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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