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 새보수당 ‘3원칙’ 수용하며 통합 ‘6원칙’ 발표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 “보수재건·혁신 통합 한걸음 전진, 대화 시작”
친박계·우리공화당 등 이탈 우려 목소리···혁신통합추진위원회 인식차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간 이른바 ‘보수통합’ 논의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한국당이 새보수당의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해 우회적으로 수용 의사를 내비치고, 이에 새보수당이 화답하며 한국당과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양당 내부에서 통합과 관련한 이견이 존재하고, 한국당의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참여와 관련해서는 새보수당이 아직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통합과정이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3일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하며 보수중도 통합 6대 기본원칙을 발표했다”면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통합의 3원칙으로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갈 것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3원칙을 반영함으로써 새보수당과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내비친 것이다.

이에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황교안 대표와 한국당 최고위원회가 합의한 내용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수재건과 혁신 통합으로의 한걸음 전진이라고 평가한다”며 “앞으로 한국당이 흔들리지 않고 보수재건 3원칙 포함된 6원칙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면서 양당간의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했으니, 한국당에서도 연락이 올 것”이라며 “3원칙이 사실상 수용됐기 때문에 이제 공식 대화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양당 대표가 이와 같이 통합 대화의 물꼬를 텄지만 실제 통합으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국당 내부 일각에서는 8석 규모의 새보수당과의 통합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의석수만 확보하고 있을 뿐 대외적인 선거에 새보수당이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는 것이 이들의 인식이다.

특히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창당한 새보수당과 통합할 경우 현재 보수결집의 양축인 친박(親박근혜)계와 우리공화당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보수당 내부에서도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유승민 의원은 “창당한 지 8일밖에 안 되는데 모든 이슈가 통합에 뒤덮이는 것을 두고 젊은 당원들이 답답해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보수가 재건하는 모습을 저희 손으로 만들기 위해 새보수를 창당한 것이다. 한국당에 당을 팔아먹으려고 당을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또한 “(한국당과의 통합 대화 추진) 진행상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불가역적인 명문화를 통해 일을 추진해도 못 미더운 판에 말의 향연으로 일을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이 발족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대한 양당의 인식차도 존재한다. 한국당은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모든 정치세력’을 통합해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새보수당은 통합의 대상을 한국당만 인정하고 있고,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역할도 자문기구 수준으로 일축하고 있다.

하 책임대표는 “저희가 생각하기에 혁신통합추진위원회는 자문기구이고, 혁신적 보수통합이 잘될까 걱정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있으니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향후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성격과 역할에 대해 새보수당과 합의가 이뤄지면 참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및 정계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및 정계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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