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경쟁 치열해 지면서 품질도 제각각···소비자 신뢰 '타격'
일부 업체 품질 높인 '프리미엄 PB'로 승부···'친환경' 트렌드로 부각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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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고 품질이 나쁘지 않은 PB(자체브랜드) 상품에 집중하면서 이 시장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마트나 편의점, 백화점 등이 모두 경쟁적으로 PB를 출시하면서 ‘잔칫집에 먹을거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때 PB상품으로 실적개선을 이룬 유통업계도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PB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PB상품은 용량과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로 유통업계에서는 필수 마케팅전략으로 인식됐다.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서 선도적이면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PB상품 사례는 2010년 롯데마트가 출시한 ‘통큰치킨’을 꼽을 수 있다. 당시 치킨업계의 거센 반발로 판매가 중단됐지만 그 파급력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후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PB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GS25의 ‘유어스’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의 상품들은 현재까지 인기를 구가하면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실적방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PB상품의 낮은 품질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주부는 인터넷커뮤니티에 “PB상품도 극과 극이다.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일부 극소수의 상품만 가성비를 갖췄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고급화’와는 이미지가 맞지 않았던 PB상품들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상태로는 현상유지도 힘들다는 한계를 인식한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대형마트에 PB상품이 있는데 또 다른 브랜드를 만드는 이유는 한번 안좋게 인식된 브랜드 이미지가 바뀌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PB상품도 ‘프리미엄’을 입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시도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PB ‘시그니처’를 론칭하면서 품질 제일주의를 선언했다. 신선식품에서부터 생활용품에 이르는 전 카테고리의 PB 상품에 차별성을 나타내는 ‘시그니처’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었다. 우선 생활용품 등 600여종 상품부터 시작했다.

현재까지 결과는 좋다. 홈플러스는 론칭 후 약 한달 간 ‘시그니처’ 전체 상품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21% 신장했다고 밝혔다. 물티슈, 볶음밥, 형광등 등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매출이 신장했다.

친환경 이미지도 부각시키고 있다. GS리테일은 자사 PB상품에 기존 대비 인쇄 도수(잉크 개수)를 줄이고, 일부 제품에 생분해 재질의 필름을 사용해 친환경 트렌드를 디자인에 적극 반영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이 온라인에 경쟁하려면 품질도 확보하고 가격도 조절 가능한 PB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잘 만든 PB상품 하나가 일반 상품 100개보다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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