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의 배민·딜리버히히어로 M&A 기업결합심사 및 타다금지법 법사위 상정 주목···업계 "올해 플랫폼 논란 사그라져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2019년에는 플랫폼 스타트업과 관련한 논란이 많았다.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에게는 규제·수수료 논란이 뜨거운 감자였다. 올해에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경영환경이 나아질지에 대해 스타트업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O2O플랫폼은 이커머스·배달·배송·모빌리티·핀테크 등 각 분야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주로 기업이나 은행, 자영업을 사용자들에게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쏘카, 타다, 토스 등이 넓은 범위에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올해 예정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기업결합심사에 업계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배달앱 1, 2위였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인수합병(M&A) 소식이 가장 이슈였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는 4조7500억원 규모로 우아한형제들을 사들였다.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는 아시아·태평양 쪽에서 합작법인을 내고 글로벌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두 기업은 지난해 12월30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기업결합심사 신고서를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합으로 인해 한 기업이 배달앱을 독점하며 수수료가 인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6일 국회에서 참여연대·민주노총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까지 합병하게 된다면 전체 배달앱 시장의 90% 독점이 현실화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심사에서 산업 구조 측면과 구성원들에 대한 영향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는 이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기업결합심사를 새 기준에 맞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수수료 인상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공유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는 규제 탓에 지난해 곤욕을 치렀다. 이른바 ‘타다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운전자 알선 허용 범위를 법률로 직접 규정하고, 관광 목적의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리는 경우 등에 한해서만 운전자 알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다 검찰이 타다를 유사택시 서비스라고 판단해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를 기소했다.

플랫폼 스타트업과 택시업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모빌리티업계는 2020년 타다금지법 상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타다금지법은 지난 9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이 불발됐다. 그러나 올해 안에 여야 의원들이 동의하면 법사위에서 다시 상정될 수 가능성이 있다. 타다금지법이 공포되면 1년 후에 법이 시행된다.

한편 핀테크 등 데이터 활용 플랫폼 기업들은 올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데이터3법(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과학적 연구, 통계 작성, 공익적 기록 등 가명 정보 활용 근거를 명시한다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안전 조치를 한 후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개인정보 보호 논란을 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업계에서는 플랫폼 스타트업 논란이 올해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랫폼 스타트업의 경우 국내 스타트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뿐더러 대기업,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규제 완화, 불필요한 논란이 사그라져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다.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매출이나 기업가치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라이벌은 글로벌 기업”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점유하기 전에 국내 플랫폼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스타트업 창업가는 “올해는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투자액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러 논란을 해결하고 플랫폰 기업 가운데서 차기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