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사 유기농 매장 인수하며 '신선도' 의문에 적극적 대응···국내 이커머스는 보냉력 강화로 대응

이커머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할 정도로 최근의 유통업계 상황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택배로 상품을 받는 일이 일상이 됐다. 모바일 주문이 다소 어색한 60대 이상의 소비자들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온라인쇼핑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매유통 시장의 절대강자는 대형마트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위용이 사라진지 오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치열한 전투도 온라인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양새다. 최근 국내 산업 전문가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대형마트가 정말 이대로 주저앉을까’라는 것이다.

신선식품의 구매 장벽이 사라지면서 ‘장보기’ 소비문화에 대변혁이 일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전쟁이 마치 끝난 듯 보이지만 이커머스와 대형마트의 진짜 승부는 ‘신선식품’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전체 식품(음료‧식료품‧농축수산물) 소매 유통시장 규모는 약 110조원 수준인데 이중 신선식품 시장은 약 23조원 규모로 평가 받는다. 30~40대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에서, 50대 이상은 전통시장과 식자재마트 등에서 구입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식품 소매유통시장에서 이커머스는 대형마트를 따돌린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가 ‘신선식품’을 접수하는 날, 대형마트의 사망선고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쉽게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있다. 신선식품 소비자의 10명 중 7명은 가격보다 품질을 우선시 한다는 설문조사(‘2018년 국내 신선식품 시장 트렌드’) 결과다. 온라인으로는 식품의 신선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신선식품에 있어선 아직 대형마트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신선식품은 대형마트 입장에서 ‘동아줄’인 셈이다.

소매 유통시장이 우리보다 2~3년 앞선 미국에서도 ‘신선식품’을 선점하기 위한 아마존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대결이 한창이다. 온라인 업체인 아마존은 2017년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에 맞서 월마트와 타깃, 크로거 등은 온라인 식품 스타트업 등을 인수하면서 신선식품 시장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신선식품의 핵심 소비층이 가계에서 소비주도권을 보유한 주부이기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이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아마존의 공세에도 월마트의 성장세가 여전히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이유도 바로 신선식품 시장에서 전략적인 대응을 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 온라인시장에서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5%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사는 오프라인 업체를 인수하며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부분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와 대비되는 부분이다.

아마존이 홀푸드를 인수하며 온라인 신선식품의 신선도에 의문을 품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펼친 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보냉력을 강화하는 ‘특별한’ 배송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과연 이 특별한 배송이 식품안전에 민감한 국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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