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형 QLED 8K TV에 AI 기반 오디오 관련 신기술 탑재···OTS+로 입체 음향 효과 극대화

/사진=삼성전자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에 위치한 삼성 오디오랩에서 앨런 드밴티어 상무 오디오랩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발렌시아에 위치한 삼성 오디오랩은 대기업 ‘삼성’ 보다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을 연상시켰다. 500평이 안 되는 건물엔 2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중 8명은 이미 밴드 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삼성 오디오랩을 찾았다. 하만카돈에서 약 20년간 근무했던 앨런 드밴티어 오디오랩장은 ”팀원들은 훌륭한 엔지니어이자 뮤지이다. 팀원 절반 이상은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좋은 음질을 연구하기 위해선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곳 연구소는 규모는 작지만 삼성전자의 음향 기술의 산실로 평가받는다. 연구소 전신 하만카돈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삼성전자의 TV 및 사운드 바 등의 기술 연구를 주도했다. 팀원 절반 이상이 석박사급 전문인력인만큼 음향 특허 개수도 상당수 보유했다. 드밴티어 오디오랩장은 “기술 연구는 사운드 바에서 시작했지만 TV와 스마트폰 개발에 기여를 하게 됐고, 한국 본사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챔버룸부터 경쟁사 제품 비교 청음실까지

실제로 방문한 무향실과 청음실은 첨단 음향 테스트 연구시설이 가득했다. 삼성 오디오랩의 응용연구실은 ▲챔버룸 ▲블라인드 리스닝룸 ▲NLC and AutoEQ룸 ▲파티 오디오(Party Audio)룸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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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사운드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챔버룸. /사진=윤시지 기자

제품의 음향을 측정하는 챔버룸은 사방이 유리섬유 재질의 방음장치로 채워져 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뾰족한 쿠션 모양의 방음장치로 꽉 채워진 방 안은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속 공간을 연상시키도 했다. 이곳 챔버룸은 방음 장치를 통해 제품에서 나오는 소리를 사방에서 전부 반사해 음향 측정 정확도를 높였다. 드밴티어 오디오랩장은 “마이크가 360도로 돌아가면서 소리를 담는다”면서 “여러 방향에서 측정하기 때문에 확실하고 분명한 결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챔버룸을 제외한 3곳의 청음실은 전면 제품을 암막으로 가려두는 블라인드 테스팅이 중심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블라인드 리스닝 청음실의 경우 벽에 나무재질 조형물을 설치해 실제 집안 구조를 재구성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선 삼성전자 제품 뿐만 아니라 경쟁사 TV 제품과 음향 비교 시연이 이뤄진다. 삼성전자 QLED TV(모델명 : Q90R)과 경쟁사 제품의 비교 시연을 진행한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은 알려줄 수 없지만 세계적인 제조사의 제품”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블라인드 리스닝룸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사 제품의 TV 사운드 비교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윤시지 기자

이밖에도 작은 크기로도 우퍼를 조정해 베이스 기능을 특화한 스피커, 파티룸용 블루투스 이동형 스피커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청음시설도 마련됐다. 드밴티어 상무는 ”향후 글로벌 출시는 모르겠지만 미국 시장에선 모두 출시될 제품들“이라며 ”새로운 사운드바가 올 여름이나 가을께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티룸용 스피커/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 오디오랩이 공개한 파티룸용 블루투스 스피커. / 사진=윤시지 기자

 

◇8K TV 시대, 음질 '주도권'도 경쟁

삼성 오디오랩의 기술력은 입체 음향 기술에서 발휘해왔다.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결실은 2015년 CES에서 공개된 ‘무지향성 무선 360 오디오’다. 이 제품은 어떤 공간에서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어 지난해 삼성 오디오랩은 프리미엄 사운드 바 HW-90R을 선보였다.

올해 삼성 오디오랩은 2020년형 QLED 8K TV의 사운드 기술 개발에 핵심 역할을 했다. 2020년형 삼성 8K TV가 전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스피커 개수다. 생생한 화면만큼이나 웅장하고 입체적은 음향 효과를 위해 스피커 개수가 늘었다. 삼성전자는 기존 화면 하단 좌우에 있던 스피커 외에 상단에 추가적인 좌우 스피커를 배치한 데 이어, 8K TV의 경우 화면 측면까지 좌우 스피커를 탑재해 상하좌우로 총 6개의 스피커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OTS+(Object Tracking Sound Plus)라는 입체 음향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OTS+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사운드가 움직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에서 자동차의 움직임 따라 배기음이 들리는 위치가 TV 화면의 각각 다른 곳에서 들리는 식이다. 이 기술은 딥러닝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재생 중인 콘텐츠의 장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3D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입체감 있는 다채널 음향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신형 QLED TV에 Q-심포니, AVA(Active voice amplifier) 등 AI 기술을 활용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하는 신기능을 탑재했다. 이 같은 신제품 전략은 8K TV 대중화에 따른 음질 강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화면이 커질수록 더욱 생생한 소리에 대한 수요도 커진다. 삼성 오디오랩의 역할도 점차 강화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 오디오랩 측은 이 같은 기술 경쟁력의 원천이 '열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드밴티어 오디오랩장은 ”난 음악을 좋아했지만 잘 하진 못 했다. 대신 음향 기술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 직원들은 능력이 뛰어난 엔지니어인 한편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좋은 음질을 연구하고 싶다면 그만큼 열정을 품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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