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충돌 때도 외국인 코스피 순매수 유지
올해 들어 삼성전자 5000억원 순매수
증권가, 삼성전자 목표 주가 상향 조정

작년 연말 떠났던 외국인들이 돌아오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되찾은 분위기다. / 사진=시사저널e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면서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다. 이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올해 코스피서 9000억원 순매수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9142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연말 코스피에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지수를 떨어뜨렸던 외국인은 올해 다시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란이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공군 기지 두 곳에 수십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지난 7일, 코스피가 1% 이상 빠질 때도 기관과 개인의 순매도와 반대로 외국인은 1960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 매수에 나선 셈이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로 향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5291억원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삼성전기(1146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규모다. 외국인은 두 기업 외에도 엔씨소프트(716억원), 카카오(565억원), 호텔신라(550억원), 삼성전자우(549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519억원), 현대차(423억원), S-Oil(374억원), 삼성SDI(269억원), 기아차(267억원) 등은 순매도했다. 업황 불황이 예상되는 자동차 산업과 석유 정제품 제조업을 주로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의 3개월 주가 추이. / 사진=키움증권HTS

◇증권업계 “삼성전자 7만원 간다”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0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4% 오른 5만95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업계 회복 기대감에 장중 한때 9만9700원까지 올라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427조2000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우선주 제외)의 29.93%를 차지했다. 우선주를 포함하면 시총 비중은 31.88%로 30%를 넘는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로 몰리는 이유는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7조1000억원이다. 증권사 전망치 평균(6조5000억원대)을 9%가량 웃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6만500원에서 6만8500원으로 13.2% 올렸다. 유안타증권도 목표 주가를 5만6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도 목표 주가를 6만3000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1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4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메모리 가격의 상승효과가 기대되고 IM 부문은 계절적 특성으로 손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사이클은 이제 막 바닥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2020년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큰 섹터가 반도체일 것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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