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IP 중심…“다양성 높여야”

카운터사이드 이미지 / 자료=넥슨
카운터사이드 이미지 / 자료=넥슨

게임업계에 ‘2차원 게임’ 열풍이 불고 있다. 2차원 게임은 만화와 비슷한 모양의 주인공들이 등장해 과거에는 마니아들만 즐긴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대중성도 어느 정도 확보하며 주류 게임으로 떠올랐다. 특히 중국산 2차원 게임들이 국내에서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하자 국내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2차원 게임이란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소설) 등 2차원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스토리와 캐릭터가 강조된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한 게임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게임을 뜻한다. 

2차원 게임은 현재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청두지부가 최근 발표한 ‘중국 2차원 모바일 게임시장 특징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2차원 모바일게임 시장은 전년에 비해 19.5%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소녀전선’ 등 중국산 2차원 게임들이 예상 밖의 흥행을 거두면서 국내 업체들이 해당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 2017년 11월 2차원 게임인 ‘페이트/그랜드 오더’를 출시한 이후, 지난해 하반기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일곱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를 출시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경우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지금도 매출 10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곱개의 대죄’는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도 높은 게임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9’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서 2차원 게임 장르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카카오게임즈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뱅드림! 걸즈 밴드 파티!’ ‘프린세스 커넥트! Re:Dive’ ‘앙상블 스타즈’ 등 3종의 2차원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도 2차원 게임 ‘에픽세븐’으로 최근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처음 2차원 게임을 만든다고 했을때 ‘이런 거 왜 하냐’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며 “오타쿠 게임이란 인식이 강해 처음에는 힘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늘어나면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넥슨은 올해 첫 신작으로 2차원 게임인 ‘카운터사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카운터사이드는 현실세계 ‘노말사이드’와 반대편 세계인 ‘카운터사이드’ 사이의 전투를 그린 어반(현대 도시) 판타지 RPG다. 개발을 맡은 류금태 PD는 넥슨의 인기 PC 온라인게임 ‘클로저스’를 제작한 개발자이기도 하다. 

일곱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이미지 / 사진=넷마블
일곱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이미지 / 사진=넷마블

그렇다면 게임사들이 2차원 게임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과거보다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은 사실상 ‘리니지’ 시리즈로 대표되는 MMORPG 장르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게임사들은 다른 장르에 도전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중국산 2차원 게임들이 국내에 출시돼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인식도 어느 정도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2차원 게임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컸던 것이다.

아울러 2차원 게임의 경우 다른 장르에 비해 대중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상당히 많은 편에 속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등에 돈 쓰기를 아끼지 않는 마니아들의 특성상 한번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매출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넥슨의 카운터사이드와 중국 2차원 게임인 ‘명일방주’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운터사이드의 경우, 넥슨의 대규모 신작 프로젝트 정리 과정에서도 살아남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유저들의 기대가 큰 상태다. 다만 1차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에서 유저들에게 혹평을 받았던 만큼 앞으로 많은 개선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2차원 게임의 인기는 생각보다 엄청나다”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부분 일본 IP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국내 게임사들도 인기 IP 발굴에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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