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LG화학, 현대상선 등 임원진 자사주 매입 나서
우리금융 주가, 경영진 자사주 매입에도 하락세 ‘요지부동’

최근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 임원들. / 사진=시사저널e

최근 들어 최고경영자와 임원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주가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에도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하락세를 더 키우는 등 주주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주가 하락 방어 위해 경영진들 주식 매입 나서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자사주 매입에 가장 활발히 나서는 기업은 우리금융지주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주식시장 첫 거래일에 자사주 5000주를 단가 1만1455원에 사들였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손 회장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번 매입으로 총 6만8127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번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에 이어 6번째다. 지난해 2월 500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3월, 4월, 5월, 7월 등 총 5차례에 걸쳐 5000주씩 매입한 바 있다.

보통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증시가 상승할 땐 주주들에게 신뢰감을, 증시가 하락할 땐 회사의 경영이나 재무 상황이 건전하다는 신호를 보내 주가 반등을 꾀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주가가 하락한 기업의 경영진들이 올해 실적 개선을 자신하며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외에도 LG화학의 주요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 2일 LG화학은 공시를 통해 김종현 사장이 보통주 46주를 주당 31만2500원에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 사장의 보유 주식 수는 2522주로 늘어났다. 장승세 전무도 주당 31만2000원에 169주를 매입했고, 이종구 전무도 주당 16만9000원에 우선주 50주를 사들였다.

현대상선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해 12월20일 현대상선 공시에 따르면 배재훈 사장은 자사주 1400주를 장내 매수해 주식 수를 6만1627주로 늘렸다. 배 사장은 지난해 11월27일과 10월30일, 10월4일에도 각각 1405주, 1477주, 1379주를 매수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왼쪽부터 우리금융지주, LG화학, 현대상선의 최근 6개월 주가 추이. / 사진=HTS

◇우리금융,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는 최저 수준

문제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손 회장의 지속적인 주식 매입에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LG화학과 현대상선은 자사주 매입 후 주가가 반등해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 하락세는 올해 들어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 8일 주가는 지난해 말보다 10.7%나 빠진 1035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13일 상장한 이후 최저 수준의 주가를 기록했다. 

LG화학도 올해 들어 주가 하락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지만 10일에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04% 올라 주목을 받았다. 다만 증권업계에서 LG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업황 불황에 따라 전년 대비 23~41% 낮춰 전망하고 있어 주가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이후 주가가 빠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주가는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올 1월10일까지 10.5% 올랐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주가 상승세가 멈춘 상황이다. 국내 해운사 중에는 현대상선이 중동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중동 분쟁 확산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만으로 오르기보다 실적과 성장성이 따라줘야 상승한다”며 “자사주 매입으로 경영진의 의지를 보여줘도 떨어지는 주가를 반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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