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제재 강화 승인···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 꺼내들 가능성 배제 못해
유가 상승 가능성과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 흐름···반등 노리던 항공사들, 예상 못한 악재에 긴장

트럼프의 경제제재 승인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지=셔터스톡
트럼프의 경제제재 승인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 이미지=셔터스톡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는 강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올해 반등을 노린 항공사들은 유가 상승 가능성과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 흐름에 긴장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이란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군사적 다툼이 종결되더라도 정치적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란도 유사한 수준의 대응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란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비례적 대응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진정되면서 국제유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올해 반등을 노린 항공사들은 연초부터 발생한 예상치 못한 악재에 긴장한 모습이다. 항공유 가격은 항공운송사업의 영업성 및 현금흐름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봉쇄가 장기화 될 경우 항공사 재무에 끼칠 악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변동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유가옵션계약 등 헤지 거래를 활용하고 있지만, 봉쇄가 길어지면 이 같은 수단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가 상승 시 또 다른 문제는 유류할증료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사가 유가 상승으로 생기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비용이다. 유가 상승은 할증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할증료가 높아지면 항공권 가격도 자연스레 비싸진다. 여객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1월 국제선 기준 대한항공의 유류할증료는 거리에 따라 4800원~3만4800원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4700원~2만9300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불안한 원달러 환율 흐름도 고민거리다.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 하고 양 측의 갈등 상황에 따라 상승세와 하락세를 반복하고 있다. 이란이 이라크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공격한 지난 8일엔 장중 한 때 10원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향공사는 외화 사용 비율이 높은 업종에 속한다. 대외 변수인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항공사는 항공유 구매와 항공기 도입 및 리스 비용 등을 대부분 달러화 등 외화로 지불한다. 불안정한 원달러 환율 흐름이 상승세로 이어질 경우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72.4원 오르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외화환산손실로 3362억원, 1513억원을 기록했다. 외화환산손실은 화폐성 외화 자산이나 화폐성 외화 부채 환산 시 환율 변동으로 인해 생기는 손해를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외 위험 요소인 만큼 대응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상황은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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