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형 위원장 향후 위원회 운영 방향 밝혀
삼성전자 등 7개 계열사와 협약 체결하고 이사회 결의 거친 후 본격 활동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관심을 모았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방향이 9일 공개됐다.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은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나 독립성을 약속 받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현장은 이른 시간부터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 위원장은 “진정한 의지에 대한 의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역량 부족을 이유로 위원장 제안을 거절해왔지만 거듭 요청 끝에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실패를 하더라도 뭔가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취임 배경을 밝혔다.

이날 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들로부터 독립성을 갖고 활동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사실상 한국 재계에서 오너 일가를 견제할만한 사내 기구는 전무하다. 이날 이어진 기자들의 질문도 대부분 해당 부분과 관련된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본인 역시 독립성이 보장될지 여부에 대해 상당히 의심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거론하며 해당 부분에 대해 약속을 받았다고 전했다.

‘위원회 구성과 관련, 이재용 부회장을 직접 만났느냐’는 질문에 김지형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진정한 의지 갖고 있는지, 완전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진 위원회 운영을 확실하게 보장해줄 수 있는지 총수의 확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직접 이 부회장을 만나 약속과 다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엄민우 기자
삼성그룹준법감시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이 9일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엄민우 기자

이날 김 위원장은 위원회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위원회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활동을 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회사 외부에 독립 설치된다. 계열사 준법감시 정책과 계획의 수립 및 준법감시 프로그램, 또는 시스템의 개선에 관해 이사회에 직접 권고 또는 의견 제시를 한다. 만약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엔 그 사유를 적시해 위원회에 통보하고, 위원회가 재요구나 재권고를 한 경우에도 수용하지 않으면 이를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특히 회사 최고경영진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위원회가 곧바로 신고 받는 체계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계열사나 특수관계인 사이의 내부거래, 협력업체와의 하도급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의 공정거래 분야를 비롯해 노조나 승계 문제 등에서 법 위반 리스크 관리도 준법감시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위원회는 이달 말 7개 계열사의 각자 협약 및 위원회 운영규정에 대한 이사회 의결 절차를 거친 후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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