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제동향 1월호’ 발표···“일부 지표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 시사”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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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10개월 만에 ‘경기 부진’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9일 KDI는 ‘2020년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작년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도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직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까지 9개월 동안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고 했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광공업생산은 전년 대비 –0.3%를 기록하며 감소세였다. 자동차 생산은 –11.2%, 전자부품은 –15.6%로 감소폭이 더 커졌으나 반도체는 전월 11.7%에서 30.9%로 증가폭이 커졌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이 큰 폭 증가하고 선행지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생산 감소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업 생산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전월(-0.2%)에서 1.2%의 증가로 전환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은 작년 11월 내구재, 비내구재, 준내구재 모두 증가세를 나타내며 3.7%의 증가율을 보였고 소비 관련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0.8%)보다 높은 2.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치를 상회하는 100.4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수출은 감소폭이 –14.4%에서 –5.2%로 축소됐다.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감소폭이 줄어든 영향이다.

작년 1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9.4)과 유사한 99.3이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98.8)보다 소폭 상승한 99.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KDI는 “광공업생산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반도체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선행지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와 제조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작년 11월 설비투자는 항공기 투자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에 그쳤고,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돼 있다”며 “제조업은 생산 감소 폭이 축소됐으나 재고율이 높은 가운데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에 대해선 “미중 무역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주요국의 낮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경기 불안 요인도 다수 남아 있다”면서, 유가에 대해선 “올해 공급과잉 흐름이 유지되면서 작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로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국제 원유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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