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유재수 감찰무마·선거개입 수사 지휘 참모진 ‘’한직’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이 예상되는 8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이 예상되는 8일 서초동 대검찰청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법무부가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보좌해 주요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참모들과 일선 청장들은 대부분 물갈이 됐다.

법무부는 전날 오전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지난 6일 추미애 법무장관의 임기가 시작된 지 엿새만이다.

법무부는 “공석 내지 사직으로 발생한 고검장급 결원을 충원하고, 그에 따른 후속 전보 조치를 하기 위한 통상적인 승진 및 전보 인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롯해 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고 있던 윤석열 총장의 핵심 참모들은 전원 고검 차장이나 지방 검사장으로 발령 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사법연수원 27기)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26기)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두 사건을 실무선에서 지휘한 배성범(23기)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급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보임됐다.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조남관(24기)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이동한다.

다른 대검 참모들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대검 서열 2위였던 강남일(23기)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이동했고, 후임으로 구본선(23기) 의정부지검장이 발탁됐다.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알리는 역할을 했던 이원석(27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밀려났다.

조상준(26기)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에 임명됐다. 이두봉(25기) 대검 과학수사부장도 대전지검장에 임명됐다. 문홍성(26기) 대검 인권부장이 창원지검장으로, 노정연(25기) 대검 공판송무부장이 전주지검장으로 각각 이동한다. 윤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꼽히는 윤대진(25기)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보임됐다.

주요 수사를 담당할 자리엔 문재인 대통령이나 추 장관과 인연이 있는 검사들이 중용됐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를 지휘하게 될 서울중앙지검장에는 이성윤(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국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2006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파견돼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감찰무마 사건 등 전국 특수사건을 지휘하게 될 신임 반부패강력부장에는 심재철(27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이 승진 임명됐다. 심 신임 검사장은 박상기 전 장관 시절 대변인을 지냈고,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 준비단에서 일했다. 감찰무마 사건 등을 지휘하는 서울동부지검장에는 고기영(23기) 부산지검장이 보임됐다.

대검 참모 자리는 대부분 새로 승진한 26~27기 검사장들로 채워졌다. 공공수사부장에는 배용원(27기) 수원지검 1차장검사가 승진 임명됐다.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대검 형사부장은 각각 이정수(26기) 부천지청장, 김관정(26기) 고양지청장이 신규 보임했다.

대검 인권부장에는 이수권(26기) 부산동부지청장이 맡는다. 대검 공판송무부장은 노정환(26기) 대전고검 차장검사가,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이주형(25기) 대구고검 차장검사가 수평이동 했다.

법무부는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며 “검찰 본연의 업무인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우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등 권력 핵심을 겨냥한 수사를 지휘한 지휘부가 모두 교체되면서 수사 동력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한편, 법무부는 차장·부장급 중간간부와 평검사 승진·전보 발령을 차례로 내고 이달 안에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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