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행사 지난 7일부터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 시작
한·중 관계 회복 기대···한한령 완전 해제 임박 관측도

“3년 전만해도 매장 매출 80%는 중국인들 영향이 컸다. 국적별로 매출 비교하는 데 국가별 매출 1위가 중국이었으니 말이다. 그땐 매장 여기저기서 중국어가 들려와 일하다보면 순간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면세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의 말이다. 2017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유커(游客·단체관광객)들이 빠르게 발자취를 감췄다. 중국이 한국내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행 단체관광을 금지시키는 한한령(限韓令) 조치를 내려서다. 간혹 명동, 강남, 한남동 등 유명 관광지로 불리는 곳에서 중국인들을 볼 수 있었지만, 대부분은 여행객이 아닌 사업으로 방한한 경우였다.

사드 배치로 국내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면세점의 타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한 보복으로 ‘4불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면세점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4불 정책에는 전세기·크루즈 사용 금지,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호텔·백화점·면세점 이용 금지, 온라인 관광 상품 판매 금지, 대규모 광고·온라인 판매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로 인해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2017년 적자를 기록하며 곤욕을 치렀다. 수익성 강화 조치를 진행하면서 흑자전환에는 겨우 성공했지만, 예년 수준으로까지는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시내면세점들도 유커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실적은 급격히 악화됐다. 한화갤러리아에 이어 두산, 탑시티 등이 잇따라 시내면세점 사업에서 손 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행인 것은 지난 7일부터 중국 유명 여행사들이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작년 중국 여행사 브랜드 평가 순위 각각 1,2위를 기록한 중국청년사(CYTS), 중국국제여행사(CITS) 등은 중국 남경(南京)→한국 서울 5일 여행, 중국 샤먼(厦门)→한국 서울→강원도 6일 여행 일정 등 64개 상품을 내놓았다.

매년 수십명 안팎의 인원이 참가했던 패키지 단체 관광은 2017년 3월 이후 1년 가까이 자취를 감춘 바 있다. 다만 중국 여행사들이 단체 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하면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 회복은 물론 한한령 완전 해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중국 SNS, 커뮤니티 등에선 한국 단체 여행을 모집하는 글과 관련 상품 판매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는 지난해 12월 한중 외교장관이 약속한 “양국관계의 발전 노력”과 문재인 대통령·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정상회담 계기 만남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올해 중국인 관광객 750만명을 포함해 외래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관광업계는 올해 시진핑 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중국 유커들의 한국 관광 규모는 지금보다 더 클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관건은 속도와 시기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으로 한중 관광교류는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광은 곧 양국 관계의 발전을 의미한다. 올 한해는 한중 관계 회복은 물론 외교 친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만큼, 한중 양국 관광업계에 ‘훈풍’이 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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