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펫·1인 가구 사업 세분화시키는 스타트업 늘어
사회문제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VC·임팩트 투자도 ‘활성화’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가 창업에 뛰어들고 있다. 2020년에는 밀레니얼 창업가를 중심으로 여성과 반려동물(펫), 1인 가구 스타트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 창업가들은 기존 산업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 혁신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7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여성이나 펫,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이나 액셀러레이터의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투자자들도 20~30대 밀레니얼 세대 창업가들이 출시한 서비스를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열린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 데모데이에서도 여성, 펫, 1인 가구와 관련한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과거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스타트업 대다수가 뷰티나 패션에 쏠려 있었다.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지그재그, 브랜디나 스타일쉐어, 미미박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지난해 여성 소비 트렌드가 ‘탈코르셋(탈코)’나 ‘워킹우먼’으로 바뀌면서 여성 전문 커뮤니티나 아이 돌봄 스타트업, 여성용품 제조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워킹우먼 멤버십 서비스 '헤이조이스'를 운영하는 플래너리는 최근 2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헤이조이스는 회원 수 400명을 확보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여성 전용 네모팬티를 출시한 ‘슬림9’은 2019년 전년 대비 924%의 성장률을 보였다. 맞벌이 가정 아이 돌봄 서비스 ‘자란다’는 3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육아 상담 플랫폼 ‘그로잉맘’도 사업을 펼친다.

펫 스타트업들은 2020년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접목시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른바 펫테크(Pet-Tech)다. 모바일 반려견 등록 서비스 '페오펫’, 반려동물 미용 예약 서비스 '반짝', 반려동물 건강관리 플랫폼 ‘핏핏’이 초기 창업 스타트업으로서 올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스타트업을 꽤 오랜 시간 관통했던 트렌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으로 598만7000가구다. 전체 가구 중 29.8%를 차지한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마켓컬리, 샐러드 배송 서비스 ‘프레시코드’ 등이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로 점유율을 높였다.

2020년에도 대형 스타트업들이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소포장 배송 서비스 ‘B마트’를 정식 출범해 1인 가구를 정조준하고 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은 1인 가구 여가 생활을 위한 호텔과 액티비티 할인 이벤트를 매달 확대 중이다.

스타트업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소비 계층이었던 밀레니얼 세대가 자발적인 문제 해결의 주체인 창업자 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비와 창업 계층이 밀레니얼 세대로 채워지면서 가장 관심도가 높은 여성, 펫, 1인 가구 관련 사업이 늘어났다는 얘기다.

이학종 에스오피오오엔지 투자팀장은 “1인 가구, 여성, 펫 관련 스타트업이 늘어나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 창업가들이 해당 분야의 잠재 고객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대의 변화가 창업가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 패러다임과 다른 서비스의 필요성을 창업가 스스로 발견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2020년에는)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증가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성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사회적으로도 1인 가구에 대한 해석이 넓어진 것처럼, 채식 지향과 같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스타트업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분야에서 더 세분화된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임팩트 투자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창업가들을 쫓는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