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단골 확보하기만 하면 추가적인 매출 충분히 발생
아마존 vs 월마트 신선식품 분야에서 한판 승부
국내 온·오프 업체들 신선식품에 경쟁력 확보 위해 전력 다해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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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이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선식품은 다른 상품군과 달리 소비가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단골을 확보하기만 하면 추가적인 매출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분야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신선식품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선식품이 향후 유통업계의 왕좌를 가릴 시금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프라인의 유통업체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이커머스의 식품 매출 추이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이커머스(16조9000억원)가 대형마트(16조4000억원)을 추월했다. 이커머스 매출은 3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신선식품에 큰 관심이 없었던 국내 이커머스업체가 최근 몇 년 사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이 시장이 격전지가 된 이유는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의 행보에 영향을 받은 바가 크다. 통상 우리나라 소매유통보다 2~3년 앞서가는 것으로 판단되는 현재 미국 소매유통 시장에서는 신선식품을 놓고 온라인 거대 기업 아마존과 오프라인 유통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월마트 사이에 진검승부가 진행 중이다.

온라인은 한계에 부딪힌 성장에 물꼬를 트기 위해, 오프라인은 ‘신선식품마저 내주면 끝이다’라는 ‘배수의 진’의 자세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월마트는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픽업하는 ‘클릭앤콜렉트’ 시스템으로, 아마존은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가 지정된 장소에서 장바구니를 찾는 ‘아마존프레쉬 픽업’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아마존은 좀 더 공격적으로 미국 최대 유기농 식료품 체인인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신선식품 시장은 마켓컬리를 통해 이미 진가가 입증됐다. 2018년 적자만 337억원을 기록한 마켓컬리의 기업가치가 4000억~6000억원으로 평가되는 이유도 향후 신선식품 시장의 성장성과 잠재력에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10%포인트 올라가기까지 10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4년이면 충분했다. 한국 유통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업체들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후발 주자인 SSG닷컴이 올해부터 서울 전 지역으로 ‘새벽배송’ 권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 6월말 서울 11개구 대상 일 배송 물량 3000건으로 첫 새벽배송을 시작한 이래, 6개월 만에 서울 전역으로 배송 권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하루에 배송 가능한 물량 또한 총 1만 건으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오프라인업계에서는 아예 매장을 전면 리모델링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50여개의 기존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리뉴얼해 오픈을 마친 40개점이 매월 15% 이상의 매출 상승률을 나타내 실적 개선 효과도 뚜렷했다.

신선식품 시장을 둘러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 고객을 잡으면 단골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신선식품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향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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