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 신약과 중국 법인 호조로 매출 3300억원 달성···동화, 지난해 상품 매출 부진 경험
대원제약, 주력 전문약과 일반약 고른 성장 힘입어 성장률·영업이익률 10% 넘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약업계의 연매출 3000억원 클럽에 기존 일양약품과 동화약품에 이어 대원제약도 포함될 전망이다. 대원제약은 주력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매출 3000억원 고지는 5000억원을 향한 준비 단계로 파악된다. 5000억원도 힘들지만, 중견 제약사 입장에서는 3000억원 달성도 쉽지 않은 과제로 판단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실적을 보면 공교롭게 지난 2018년 3000억원을 달성한 일양약품과 동화약품 사이에 대원제약이 자리 잡아 이 3개 제약사가 2019년에도 3000억원 클럽 가입 가능성이 컸던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일양약품과 동화약품은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연매출 3000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신규로 대원제약도 클럽에 입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일양약품의 경우 지난 2018년 3000억36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클럽에 입문했다. 이어 일양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439억6900만원 매출을 달성함으로써 2019년에는 여유 있게 3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 기간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10.4%로 집계되는 등 호성적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일양약품은 지난해 3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적은 지난 2018년 매출에 성장률인 10.4%를 곱한 실적과 큰 차이가 없다. 불황이 이어지는 약업계에서 10%를 넘는 성장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양약품의 이 같은 호성적의 요인은 놀텍과 슈펙트 등 국산 신약 호조와 중국 현지 일양약품 법인의 활약으로 분석된다.

일양약품이 지난 2009년 12월 발매해 꾸준히 성장한 우리나라 최초 PPI 제제인 놀텍은 발매한 지 10년 만에 연매출 3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놀텍의 성장세는 10년간 적응증 확대와 지난해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여파로 풀이된다.

당초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을 치료하는 데 쓰이도록 허가받았던 놀텍은 지난 2012년 역류성식도염 적응증을 따낸 데 이어 헬리코박터 제균 적응증을 추가하며 매출이 늘어났다. 지난해 9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물질 함유를 사유로 라니티딘 제제를 판매중지함에 따라 H2수용체길항제와 PPI계열 약물 사용이 늘어났다. PPI 제제인 놀텍도 그 영향을 받았다.

만성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의 매출액도 지난해 60억원을 기록했다.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와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 등 중국 현지 일양약품 법인도 전년에 비해 1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일양약품은 신약과 중국 법인의 매출 호조 덕에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이 10.8%를 기록했다. 상장 제약사 평균 영업이익률이 6-7%대인 점을 감안하면 일양의 이익률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동화약품도 지난 2018년 3066억200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클럽에 가입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2238억900만원 매출을 올린 동화의 2019년 매출은 3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은 기본적으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이 적고, 타사가 제조한 물품을 파는 ‘상품’ 비중이 높다. 지난해에는 상품 매출도 부진했기 때문에 일양약품에 뒤진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동화약품의 2019년 3분기 누적 상품 매출액은 919억3800만원이다. 전년에 비해 101억6200만원이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동화약품은 지난해 연구개발(R&D) 전문가 2명을 영입하는 등 DW2007(궤양성대장염, 2a상), DW2008(천식/비염, 1상), DW224a(지역사회획득성 폐렴, 3상) 등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당장의 실적보다는 중장기적 전망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원제약은 지난 2018년 2836억여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3000억원 클럽 가입을 예고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2305억6300만원 매출을 올린 대원도 2019년 3000억원을 여유 있게 넘기는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원제약은 3분기 누적 매출 성장률이 11.7%이고, 영업이익률이 일양약품과 동일한 10.8%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양호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원제약 매출 성장의 요인은 주력 전문약과 일반약의 고른 상승세로 분석된다. 국산 12호 신약인 펠루비정과 코대원포르테시럽 등 기존 전문약 매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펠루비정과 코대원포르테시럽 외에도 에스원엠프, 알포콜린, 리피원, 레나메진, 트윈콤비, 클래신 등이 대원제약 전문약 중 매출 상위권을 점유했다. 지난 2015년 시장에 내놓은 콜대원과 트리겔 등 일반약, 개량신약 라인업도 매출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호조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변화무쌍한 약업계 시장에서 연초 설정한 매출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돌발변수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매년, 또는 세부적으로 매분기마다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을 이루기가 매우 어려운 현실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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