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매각 후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 노조 결성해 고용안정 단체교섭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
정현식 회장 지난해 종무식 참석했으나 고용안정 언급 없이 퇴장
오는 30일 임시주총 예정···새로운 전문경영인 선임에도 촉각

7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사진=박지호 기자
7일 서울 강동구 성내동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고용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 중이다. / 사진=박지호 기자

사모펀드에 2000억원에 매각된 토종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의 운영사인 해마로푸드서비스 노동조합이 본사와 사모펀드를 향해 고용안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매각 발표 직후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회사는 고용안정을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교섭이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앞에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앞서 밝힌 고용안정 약속은 노동조합 출범 직후 악화된 여론을 달래기 위한 립 서비스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고용유지에 대한 사측의 약속이 없던 건 아니다. 매각 발표 이후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은 지난달 12일 입장문을 내고 “회사는 직원들의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입장 발표 이후 정작 노조와의 단체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박상배 지회장은 “사모펀드 역시 노조가 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쳐 교섭 대표 노조로서 단체교섭권을 확보하고 12월 30일과 7일인 오늘 기본협약서 체결을위한 단체교섭 개최를 요구했으나, 조합원 자격에 시비를 걸며 교섭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사 직원은 170여명으로 이 중 112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상태다. 이들 모두 한 목소리로 외치는 것은 고용안정이다. 

맘스터치 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표출하는 이유는 정현식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이 맘스터치 브랜드를 사모펀드를 통해 엑시트(투자회수)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목적은 매출 등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것이다. 엑시트가 존재 이유인 사모펀드는 브랜드의 영속보다는 당장의 수익 창출이 중요하다.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것은 일반 기업에 인수 되는 것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히는 이유다. 

노조는 이같은 이유로 추후 사모펀드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 한 관계자는 “4분기 실적 전망도 좋은 만큼, 사모펀드가 당장 인원감축을 하진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면서 “회사 간부들도, 사모펀드도 누구하나 교섭에 나서지 않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현식 회장은 지난해 12월 30일 회사 종무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고용에 대한 어떠한 언급 없이 자리를 떠났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종무식에는 정현식 회장과 박성묵 부사장 등이 모두 있었다. 하지만 정현식 회장은 100여명의 직원들에게 회사를 떠난다는 뉘앙스로 악수만 청했을 뿐 고용에 대한 일언반구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종무식 이전인 지난달 27일 최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이 한국에프앤비홀딩스 유한회사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 아직까진 조용한 가맹점주 

맘스터치는 전 매장을 직영점 없이 가맹점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그간 맘스터치를 키운 것은 가맹점주 각개의 자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 사모펀드의 맘스터치 운영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들 1200여명의 가맹점주들은 현재 침묵하고 있다. 

맘스터치를 인수한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점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맘스터치 전 매장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매장 비율은 33.5%(2018년 기준)이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 여타 업체들의 수도권 매장 비율이 50%를 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향후 사모펀드가 인구 밀도가 높은만큼 더욱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수도권 매장 출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계속 가맹사업만 펼칠지, 직영점도 출점할 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다만 향후 외형 성장만을 위한 과다 출점이나 광고비, 필수 식재료 등 비용 인상이 있을 경우 협의체를 만들 수 있다.

한편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오는 30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날 향후 맘스터치를 이끌어나갈 새 경영진이 발표될 예정이다. 직원들은 정현식 회장이 이전에 약속한 외식·가맹사업 이해도가 높은 ‘전문 경영인’의 등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