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 문제 장기화 시 노사 간 화합 이미지 타격 불가피
내수 선방에도 수출 시장 부진에 유럽 시장 강화···일각에선 전략 효율성에 의구심도

쌍용차 영업익 및 이자비용 흐름. / 인포그래픽=이다인
쌍용차 영업익 및 이자비용 흐름. /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해 쌍용자동차는 실적 반등을 통한 재무상황 개선이 시급하다. 2016년 말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을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며 지난해 초부터 자본잠식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단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인 ‘수출 시장 약세’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해고 노동자 복직 문제’ 해결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7일 출근 일자가 무기한 연기된 쌍용차 해고노동자 46명이 평택공장에서 부서 및 업무배치를 요구했다. 지난 2018년 9월 쌍용차 노사, 정부 관계자, 해고 노동자 등이 모여 해고된 노동자 전원에 대해 복직을 합의했지만 쌍용차는 최근 경영 문제를 이유로 복직 절차를 중단하고 휴직을 연장했다.

업계선 해고노동자들이 사측의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할 경우 쌍용차가 느낄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해고자 복직 문제를 시작으로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무분규 타결, 상생 자구안 마련 등 노사 간 화합하는 모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했기 때문이다.

이날 해고노동자들 입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언급됐다. 김호규 금속노조위원장은 “어렵지만 그래도 함께 살자고 외쳤던 쌍용차 조합원들과 쌍용차 노사 관계가 원만히 해결됐기에 기쁜 마음으로 이 소식을 듣고자 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46명과 그 가족들은 간절하게 복직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도 복직 문제를 이른 시일 내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앞서 사측은 해고노동자들에게 복직 시기를 연기하는 대신 급여 7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을 제안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기존과 달라진 정책적인 변화는 없다. 그러나 대화의 장은 계속 열어둘 것”이라면서 “조합이든, 사측이든 언제든 대화할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복직된 쌍용차 해고자 46명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복직된 쌍용차 해고자 46명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연합뉴스

해고노동자 복직 이슈가 올해 직면한 새로운 문제라면 수출 실적 부진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 사항이다. 쌍용차의 수출 실적은 지난 2013년 8만1679대 이후 계속된 하락세다. 쌍용차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선 전년보다 1.2% 소폭 감소한 10만7789대를 판매해 선방했지만 수출 시장에선 19.7% 줄어든 2만7446대 판매에 그쳤다.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수출 3만대 선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경쟁 업체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업체 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83.3%, 기아차 81.2%, 한국GM 81.6%, 르노삼성 51% 수준이다. 쌍용차는 전체 실적 대비 수출 실적 비중이 20.6%에 불과하다.

쌍용차는 해외시장 네트워크 확충을 통해 수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럽 시장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지난달 영국에선 체스터필드와 브리지노스 지역에 새로운 딜러를 추가했고, 독일과 아일랜드에선 딜러들을 초대해 우수 딜러 수상 및 사업계획 발표 등 판매 실적에 직결되는 딜러 관리에 나섰다.

쌍용차가 유럽에 힘을 쏟는 이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과 현지 법인 없이도 비교적 판매망을 갖추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쌍용차는 해외법인 및 지사 설립에 대한 여유가 없다. 실제로 현재 직영 판매법인이 있는 곳은 호주 한 곳뿐이다.

다만 일각에선 쌍용차가 수출 전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버티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 추가적인 실적 확보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은 충성 고객이 많아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기 쉽지 않다. 쌍용차는 친환경차 라인업이 없고 올해 신차 계획도 없어 유럽에서 추가적인 실적을 내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 “현대·기아차 사례와는 다르다. 현대·기아차는 20년 간 현지 공장을 통한 맞춤형 전략으로 성과를 냈지만, 이 역시 자금력이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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