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프리미엄 모델 제품 수 늘려

갤럭시노트10 라이트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 캡처
갤럭시노트10 라이트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미국 뉴스룸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이 아닌 프리미엄 라인에서 제품 종류를 늘리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모델은 고가 라인이 아닌 보급형 라인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강화 전략으로 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CES 2020’을 앞두고 갤럭시S10 라이트와 갤럭시노트10 라이트를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대표 프리미엄폰인 양 라인에서 라이트, 즉 보급형 단말기가 함께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선보이는 제품들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와 갤럭시노트10 시리즈의 핵심 기능은 유지하면서 가격은 그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지난해 프리미엄폰 다변화 전략을 올해까지 적용했다. 지난해 2월 공개된 갤럭시S10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갤럭시S10e’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갤럭시S 모델과 갤럭시S플러스 모델에서 ‘e’라인이 하나 더 생겼다.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1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는 두 가지 크기의 제품을 발표했다.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한가지 크기만 존재했다.

이번에 갤럭시 라이트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갤럭시S10 라이트와 갤럭시노트10 라이트는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주요 프리미엄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라이트 시리즈 두 제품에는 후면에 3개의 카메라 렌즈가 사각형 모듈로 탑재돼 있다. 또 6.7인치 풀 HD+ 슈퍼 아몰레드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도 적용됐다. 4500mAh 배터리와 더불어 초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인공지능 서비스인 빅스비,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 삼성헬스 등도 지원한다.

특히 갤럭시노트10 라이트에는 S펜도 포함됐다. S펜의 블루투스 기능도 계승돼 S펜을 이용해 리모컨처럼 사진을 찍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 제품은 유럽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미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리미엄 시리즈 제품 수를 늘려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갤럭시S10e는 같이 출시된 갤럭시S10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출고가 100만원이 넘지 않는 제품이었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었다. 같은 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가격이 낮은 갤럭시S10과 비교해도 15만6200원이나 저렴했다. 이런 까닭에 부담이 적은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입지를 다지면서 실속형 구매자의 선택을 받았다.

이런 제품 다양화는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서 더욱 빛을 발휘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갤럭시노트10 시리즈에서 두 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갤럭시노트10 6.3인치, 갤럭시노트10 플러스는 6.8인치로 두 모델 간 0.5인치, 즉 1.3cm 가량의 크기 차이를 뒀다.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보다 크기가 다소 작아진 라인을 함께 선보인 것이다.

그 결과 갤럭시노트 특유의 S펜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큰 기기가 부담스러웠던 여성 사용자 등에게서 인기를 얻었다.

이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의 시장 확대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 세분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있다. 보급형 시장에선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업체가 세를 불리는 반면 프리미엄 시장은 아직 삼성전자와 애플이 강세를 보인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중 상대적으로 고가의 시장에까지 프리미엄 전략을 확산해 중국점유율 확대에 맞불을 놓은 것이란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TE 단말기는 이미 포화시장이기 때문에 ODM 방식으로 돌리고 5G, 프리미엄 단말기 쪽에 집중하는 것 같다”며 “애플이 아이폰 XR, SE 라인을 만든 것처럼 삼성전자도 중고가 시장을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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