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섀도우 아레나’ 출시 예정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 사진=펄어비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 / 사진=펄어비스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가 최근 신흥강자로 떠으로며 게임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현재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은 모바일게임 위주로 게임시장을 이끌고 있다.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사 중 거의 유일하게 PC 온라인게임을 고집하며 3N에 맞섰다.

◇검은사막 IP 하나로 온라인·모바일 모두 흥행

펄어비스는 ‘릴 온라인’, ‘R2’, ‘C9’ 등을 만들어 유명세를 탄 스타개발자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지난 2010년 설립한 게임사다. 펄어비스 첫 작품인 검은사막은 지난 2015년 7월 국내 정식 출시됐다. 

검은사막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신규 지적재산권(IP)로 드물게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은 현재 국내 출시된 MMORPG 가운데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자,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맞출 경우, 사실상 실사 이미지에 가까운 수준을 보인다. 검은사막은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누적 가입자수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지난 2018년 8월 전 세계 동시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완료해 현재 150개 국가에서 12종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8년 2월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검은사막 모바일’도 선보였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원작 개발에 활용한 자체제작 엔진과 리소스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원작 수준의 액션과 채집, 채광, 벌목, 제작, 낚시 등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이며 단숨에 흥행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펄어비스는 모바일에 이어 검은사막 IP를 활용해 콘솔 시장에도 진출했다.

검은사막 IP 흥행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2015년 매출 217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에서 2016년 매출 622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2017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매출액 4047억원, 영업이익 1681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193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매출을 뛰어넘었다.

◇모바일게임 난전 속 온라인게임 개발 고집

펄어비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지금, 온라인게임 개발을 고집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국내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이 이끌고 있다. 이들 3사는 과거 온라인게임을 개발해 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모바일게임에 사활을 걸었다. 

다른 중견·중소 게임사들 역시 모바일게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모바일게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개발 비용이 많이 소모되며, 개발기간 역시 길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특히 요즘같이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속에서, 평균적으로 개발기간이 3년 이상 소요되는 온라인게임에 힘을 쏟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지난해 열린 ‘지스타 2019’에서도 ‘섀도우 아레나’, ‘플랜 8(PLAN 8)’ , ‘도깨비(DokeV)’, ‘붉은사막’ 등 신작 4종을 공개했다. 해당 게임들은 모두 PC와 콘솔로 출시될 예정이다. 모바일게임 강세속에서도 꿋꿋하게 온라인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당시 펄어비스는 지스타 메인 스폰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 신작 4종 공개로 지스타 행사 기간동안 그 어떤 게임사보다도 관람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온라인게임 신작에 목말라있던 전세계 유저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일부 게임업계는 펄어비스를 두고 ‘한국 게임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펄어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섀도우 아레나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섀도우 아레나는 40명의 유저가 경쟁해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근접전 형태의 ‘액션 배틀 로얄’ 게임으로 PC 온라인게임 장르다. 섀도우 아레나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지난 2017년 ‘배틀그라운드’ 열풍이 불었듯, 유사 장르 게임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저 피드백, 아직은 서툴어

다만 펄어비스에게도 약점은 있다. 3N을 비롯한 다른 게임사들과 비교해 업력이 짧다 보니, 유저 피드백 등 운영 측면에서 아직은 서툴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펄어비스는 지난 2018년 4월 ‘모험명성’과 ‘카프라스’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당시 유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업데이트를 강행했다. 이후 유저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같은해 12월 모험명성은 결국 삭제됐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 유저들이 게임을 떠난 뒤였다. 당시 유저 부족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길드가 사라지기도 했다. 

지금도 검은사막에 애착을 갖고 있는 많은 유저들이 개선 사항에 대해 건의하고 있지만 펄어비스는 일부 문제에 대해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데미지 수치’ 표시다. 이와 관련해 펄어비스측은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을 통해 액션에 집중해야하는 게임 특성상 피해량 수치를 직접 표시하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저들은 ‘on/off’ 기능을 추가하면 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이후 출시된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모니터보다 더 작은 화면임에도 불구, 데미지 수치가 표시된다. 

결국 펄어비스는 유저들의 오랜 항의끝에 테스트서버에 데미지 수치를 표시했으나 본 서버에는 여전히 적용을 하지 않고 있다. 

펄어비스는 자체 개발을 중시하는 게임사다. 그러다보니 개발자의 입김이 상당히 셀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개발자가 지향하는 방향과 유저들이 원하는 방향이 다를 때, 대부분 자신들의 고집을 밀고나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개발사 특유의 고집이 강하다는 것은 장점임과 동시에 단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아직은 게임 서비스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유저 피드백 부분 등에 있어 미흡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다. 향후 신규 게임 출시에 앞서 이러한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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