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금융환경 순탄치 않을 것”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국민 신뢰 제고를 2020년 새해 금융권의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대규모 원금손실로 논란을 빚은 ‘DLF 사태’와 급작스런 펀드 환매중단을 일으킨 ‘라임사태’ 등 지난해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 정부 기관장을 비롯해 각 주요 은행장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윤 원장은 2020년 금융환경을 전망하며 신년사의 운을 뗐다. 그는 “안타깝게도 2020년 새해 들어서도 우리 금융환경은 큰 폭으로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저성장·저금리 추세와 가계부채 부담 속에 해외 리스크 요인이 가미돼 크고 작은 갈등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융환경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핀테크 등 금융의 디지털화 진전과 오픈뱅킹 등 금융플랫폼의 혁신은 금융의 판도를 바꾸고 있고 특히 국내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소비자보호 부재에 따른 금융 신뢰 훼손을 지적했다. 그는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적절한 소비자보호 부재로 소비자 피해가 이어지면서 금융에 대한 신뢰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에 금융권이 소비자 중심의 경영문화 확립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써나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 금융권은 국민들로부터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금융권은 우선 대내외 잠재 리스크에 보다 철저히 대비하고, 공정한 금융시장의 질서 확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함은 물론 급변하는 기술환경 변화에 책임 있는 혁신으로 대응하면서 포용금융을 적극 펼치고 소비자 중심의 경영문화를 확립하는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호시우보(虎視牛步)’라는 사자성어를 빌려 새해 금융감독원이 지향하는 업무 방향을 설명했다. 호시우보란 호랑이처럼 보고 소처럼 걸으라는 의미로, 사물을 볼 때는 호랑이가 먹이를 보듯 예리하게 살피고 행동으로 옮길 때는 소가 걷듯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원도 국가 위험관리자로서 ‘호시우보’의 자세로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치는 위험요인을 살피고, 묵묵히 흔들림 없이 감독업무에 정진해 스스로가 감독업무 신뢰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신뢰받는 금융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