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방식은 맞지만 내부출신 금융관련 경험 없다는 점 때문에 논란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IBK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하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이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IBK기업은행장으로 취임하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이 출근을 저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 임명을 놓고 상당히 시끄럽습니다. 직원들은 윤 행장 임명이 ‘낙하산 인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결국 윤 행장은 지난 3일 오전 직원들 반발에 막혀 첫 출근도 하지 못했습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 원래 대통령이 행장을 임명하는 것이 정상인데, 왜 유독 이번엔 낙하산 인사라고 논란일까요?

우선 기업은행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맞습니다. 기업은행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함께 국책은행으로 분류됩니다. 기획재정부가 5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죠.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이번에도 그 절차대로 했으니 단순히 절차를 놓고 낙하산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죠.

단, 그동안의 경우와 차이가 있다면 윤종원 행장의 약력입니다. 우선 기업은행 내부 출신이 아닙니다. 지난 10년 간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 내부에서 커 온 인물이 맡았습니다. 물론 임명하는 방식은 같았지만 내부 출신을 임명해왔죠. 윤 행장 임명은 이 같은 흐름에서 살짝 벗어난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기업은행 인물이 아니라는 점과 더불어 금융 관련 경험이 없다는 것도 직원들이 그를 낙하산 인사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행시 출신인 그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에 주로 몸을 담아 왔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시중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이 없습니다.

결국 낙하산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대통령 임명방식 때문이 아니라, 기업은행장이라는 자리와 크게 연관성이 없는 사람을 임명했다는 것에 대한 반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은행장 임명은 기업은행이 가진 특이한 지위 때문에 더욱 민감한 듯합니다. 국책은행이긴 하지만 엄연한 상장사이기 때문에 관(官)과 민(民)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탓이죠. 내부 인사가 맞느냐 외부 인사가 맞느냐에 대한 답은 각자마다 생각이 다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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