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분기흑자 LG화학 外 지속 적자···삼성SDI, 작년 4Q 사상 첫 흑자 기대
전기차 늘어나는데···“고품질 배터리 공급업체 제한적, 3社 하반기 실적 개선 전망”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해 전기차 시장의 양적 팽창이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만성 적자’로 치부돼 온 배터리사업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분위기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배터리업체들은 그동안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늘(3일) 평택항에서는 전기차 468대를 선적한 ‘글로비스썬라이즈호’가 출항했다. 이 선박은 광양항과 울산항을 차례로 거쳐 총 4260대를 싣고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다. 글로비스썬라이즈호에 실릴 차량 중 2400여대는 전기차다. 이들 전기차는 독일·포르투갈·핀란드·덴마크 등 유럽 6개국에 수출될 예정이다.

완성차업계는 전기차 수출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유럽연합(EU)이 이산화탄소 규제를 본격화함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3위로 도약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유럽 내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모델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수요 또한 한층 증가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앞서 발간된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의 ‘2020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 보고서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68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전기차 판매량은 29.3% 증가한 555만대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더욱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에 생산시설을 확충하다 보니 상당한 적자를 부담하면서 사업을 견인해 온 측면이 크다”며 “최근 수년 새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의 배터리사업 부문 적자폭이 감소하는 추세이며, 올해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 기조로 돌아서는 업체가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분기흑자를 한 번이라도 달성해 본 곳은 LG화학뿐이다. LG화학은 2018년 4분기와 지난해 3분기 각각 흑자를 기록했다. 지속적이진 않지만 간헐적으로 흑자를 기록한 셈인데, 시장에서는 지난해 4분기 LG화학과 더불어 삼성SDI도 흑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올해의 경우 하반기부터 각 업체들의 배터리 관련 흑자 전환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호재가 기대되는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해외 수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삼성SDI의 경우 4분기부터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보일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자동차 배터리뿐 아니라 ESS 판로가 점차 확대되면서 전지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며 “올해부터 ESS사업부를 신설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최근까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바 있어 올해보다는 내년 상반기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내부적으로도 보고 있다”고 답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고품질의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다”면서 “선발 업체 중심으로 수주 확대 및 마진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또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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