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은 최종 책임자”···강한 검찰개혁 드라이브 시사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사를 통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검찰의 ‘개혁’을 17번이나 언급한 추 장관은 전날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추 장관은 3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 기무사 등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이제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며칠 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률안이 통과됐고,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국회의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며 “우리는 국민적 염원 속에 통과된 검찰개혁 법안이 법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추 장관은 인사권 등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충분히 활용해 개혁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 교정과 범죄예방, 인권옹호, 출입국 관리, 그 밖의 법무에 관한 사에 최종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며 “탈(脫)검찰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는 취임 직후 대규모 검찰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법무부는 지난달 이미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8~30기 검사들에게 인사검증 기초자료를 제출받으면서 인사 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그는 전날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수술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이 명의가 아니라 정확하게 진단하고 정확한 병의 부위를 제대로 도려내는 게 명의”라며 기존 검찰의 수사방식을 지적하는 말을 내놓기도 했다.

추 장관은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검찰 내부의 변화를 먼저 주문하기도 했다. 줄탁동시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은 그 어려움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을 것이다.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추 장관은 ‘인권’ ‘민생’ ‘법치’ 등 3가지 원칙도 선언했다.

그는 “법은 인권 수호의 최후의 보루”라며 “우리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보장받고 부당한 권력의 행사로부터 침해받지 않도록 그 의무를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다수의 선량한 사람’을 지켜야 한다”며 “무엇보다 ‘민생’을 해치는 범죄에 대해서는 법무행정력을 총동원해 단호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보이스피싱과 음주운전, 성희롱과 성폭력 등을 ‘생활 속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엄단할 것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추 장관은 “‘법치’는 우리가 추구하는 공정사회의 근간이다. 법치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공정은 사라지고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고 법 위에 권력은 군림하지 않아야 한다. 신뢰받는 법치국가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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