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규모, 경쟁사 대비 압도적
하자 분쟁도 가장 많아···국토부 신고 10건 중 7건이 하자로 인정

지난해 국내 10대 건설사 중 아파트 하자 관련 소송 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는 대림산업이 차지했다. 소송 규모도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이에 따라 대림산업이 시공 이후에는 입주민들의 요구와 하자 관리 등을 소홀히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수년간 대림산업을 둘러싼 하자 분쟁 논란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수장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경영행태도 도마 위에 오른 모습이다.

2일 시사저널e가 10대 건설사(시공능력평가 기준)의 금융감독원 주요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입주민들로부터 아파트 하자 관련 소송(20억원 이상)을 가장 많이 당한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의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5건으로, 소송 가액은 146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경북 ‘e편한세상 황성’ 입주자대표회의(6월·20억원) ▲충남 ‘e편한세상 스마일시티2차’ 입주자대표회의(7월·40억4300만원) ▲부산 ‘e편한세상 사하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10월·20억원) 등이 소송을 제기했다. 입주자 외에 한국토지공사(LH)도 대림산업에 45억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공시에는 20억원 이상의 소송만 명시돼 있는 만큼 소송 건수와 소송 가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대림산업의 소송 규모는 경쟁사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다른 건설사의 경우 롯데건설(1건·26억원), 포스코건설(1건·30억원), 현대엔지니어링(1건·20억원) 등을 기록했다. 상위권에 위치한 GS건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은 지난해 20억원 이상 규모 아파트 하자 관련 소송이 ‘제로’다.

보통 입주민들의 하자 관련 소송은 사업주체가 입주자대표회의의 보수 요구를 거부하거나 그 경우가 심각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림산업이 시공 이후에는 입주자들의 요구는 무시한 채 실적 올리기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림산업은 건설공사 실적과 경영상태, 기술능력 등을 종합 평가한 ‘2019년 시공능력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림산업은 최근 아파트 하자 분쟁이 많은 건설사로 꼽히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통계자료(2019년 10월 기준)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182건의 하자 분쟁을 소비자와 겪었고, 이중 71%(129건)에 대해 ‘하자가 맞다’는 판정을 받았다. 10건 중 7건이 하자라는 셈이다. 대우건설 36%(85건 중 31건), 롯데건설 34%(35건 중 12건), 롯데건설 34%(35건 중 12건), 포스코건설 18%(34건 중 6건), GS건설 6%(134건 중 8건), 현대엔지니어링 33%(24건 중 8건) 등에 비하면 2~3배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대림산업이 매년 하자 관련 구설수가 오르내리는데도 개선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최근 5년(2014~2018년) 간 국내 10대 건설사 중 아파트 하자와 관련된 소송 건수가 가장 많은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5년 동안 소송 건수가 9건으로, 총 소송가액은 316억원이다. 이외에 다른 건설사는 현대건설(7건·206억원), 대우건설(6건·193억원), GS건설(1건·36억원) 등을 기록한 바 있다.

대림산업이 입주민들과의 하자 분쟁이 끊이질 않음에 따라 수장인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을 향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이 회장은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2011년부터 회사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고, 올해 1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취임 당시 임직원들에게 “명예회장님과 선배님들이 이루어 놓으신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에도 ‘아파트 하자 소송 1위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얻으면서 ‘인간 존중, 고객 신뢰, 미래 창조’이라는 대림산업의 경영이념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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