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검색’, ‘지식인 엑스퍼트’ 도입 등 다양한 시도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10월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20’에서 ‘테크 큐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10월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20’에서 ‘테크 큐브’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네이버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를 넘어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 콘텐츠 중 하나인 웹툰을 비롯해 동영상, 사용자 창작 콘텐츠(UGC) 등에 힘을 쏟는다.

네이버는 과거 검색 서비스로 시작해 최근에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몇몇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웹툰이다. 2017년 네이버에서 분사한 네이버웹툰의 경우, 지난해 매출 722억원, 영업손실 54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해외 지역 마케팅비 확대 등 공격적인 투자 집행에 따라 아직은 적자다. 현재 해외 대다수 지역에서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투자 성과는 점차 가시화할 전망이다.

◇웹툰·동영상 집중하는 네이버

특히 네이버웹툰은 압도적인 트래픽 1위를 기록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월 평균 UV(순방문자수)는 1억2000명, PV(페이지뷰)는 13억건으로, UV는 다음 웹툰의 7배, 카카오페이지의 4배이고 PV는 다음 웹툰의 10배, 카카오페이지의 8배 수준이다. 

최근에는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 버전인 라인웹툰의 북미지역 월간 순방문자 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북미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100개국에서, 구글플레이 앱마켓 만화 수익 기준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MAU는 총 6000만명을 돌파했으며, 올 한해 글로벌 콘텐츠 거래액 6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네이버가 집중하는 또 다른 콘텐츠 분야는 동영상이다. 모바일 콘텐츠의 소비추세가 동영상을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플랫폼사업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동영상부문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유튜브와 네이버TV의 격차는 매우 크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모바일 동영상 앱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3122만명이 317억분을 사용해 해당 부문 총  사용 시간 369억분 중 86%를 점유했다. 반면 네이버TV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네이버는 동영상 콘텐츠 노출환경, 동영상 콘텐츠 편집도구와 뷰어, 창작자 보상제도, 동영상 콘텐츠 프리롤 광고시간 등 동영상부문의 전면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의 또 다른 무기는 ‘브이라이브’다. 브이라이브는 스타나 크리에이터 등이 실시간 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동영상 방송 플랫폼이다. 올해로 출시 4년차를 맞이했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만의 특성을 살려 유튜브 등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는 영상 제작에도 직접 나섰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영상 제작 전문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세우고 권미경 전 CJ EN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대표로 영입했다. 권 대표는 극장가 흥행 작품인 명량(2014), 국제시장(2015), 베테랑(2015), 아가씨(2016) 등 투자와 마케팅, 배급 등을 총괄한 인물이다. 스튜디오N은 현재 네이버웹툰의 영상화 작업을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제작사와 영화, 드라마를 공동제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UGC 강화 나선 네이버…한발 늦은 보상시스템 아쉬워

네이버가 마지막으로 집중하는 분야는 UGC다. 네이버는 현재 블로그·네이버TV·지식인·포스트 등 다양한 UGC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월 160만명의 창작자가 2000만건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특히 UGC 플랫폼은 지금의 네이버를 만든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과거 네이버는 블로그와 지식인을 통해 경쟁 포털 업체들과의 점유율 경쟁에서 승리한바 있다.

네이버는 UGC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인플루언서 검색’과 ‘지식iN eXpert(엑스퍼트)’를 도입했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말 그대로 창작자(인플루언서)를 위한 공간이다. 인플루언서 검색은 네이버에서 창작자 이름을 검색했을 때 프로필, 콘텐츠, 공지사항 등을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다. 창작자는 이를 담은 ‘인플루언서 홈’을 직접 등록해 운영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이를 구독해 해당 창작자 콘텐츠를 몰아 볼 수 있다.

지식인 엑스퍼트는 특정 분야의 지식 전문가와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1:1 커뮤니케이션하는 지식 상담 플랫폼이다. 세무, 노무, 마음상담 등 전문 분야로 먼저 시작하며, 추후 반려동물, 영양·다이어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버의 가장 큰 고민은 창작자에 대한 보상이다. 유튜브, 트위치 등 강력한 보상 시스템을 갖고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해당 플랫폼으로 창작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고민의 결과로 나온 것이 바로 인플루언서 검색이다.

네이버의 고민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발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0월 개최된 ‘네이버 커넥트 2020’ 기조연설에서 “2020년은 ‘네이버가 준비한 기술플랫폼’에서 ‘사용자가 주도하는 기술플랫폼’으로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네이버는 창작자와 사업자가 직접 방식과 형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테크큐브(기술도구)’들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창작자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너무 늦게 구축됐다고 지적한다. 지식인이나 블로그 등은 사실상 수익보다는 창작자 스스로의 자기 만족에 기반한 콘텐츠들이다. 물론 일부 업체들이 이를 광고 등에 활용하고 있지만 일반 창작자 기준으로 수익성과는 거리가 먼 플랫폼들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가 창작자에 대한 보상 강화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다”며 “좀 더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놓지 않는 한 떠나간 창작자들을 다시 불러오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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