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1단계 합의’ 서명식 임박했지만···그래도 무역전쟁은 계속된다
국제경제
美·中 ‘1단계 합의’ 서명식 임박했지만···그래도 무역전쟁은 계속된다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2.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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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허 中부총리, 내달 4일 워싱턴 방문···1단계 합의 서명할 듯
미중, 내년에는 2단계 핵심 쟁점인 ‘첨단 기술’ 집중 논의
미중 무역협상단. / 사진=연합뉴스
미중 무역협상단. / 사진=연합뉴스

2년 동안 지지부진하게 흘러간 미중 무역협상이 내년 1월 초 1단계 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가지면서 일시적인 휴전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다만 향후 논의될 2단계 협상의 핵심인 ‘첨단기술’ 관련 문제가 과제로 남아 내년에도 양국 무역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양국은 내달 초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한 서명식을 갖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류허 중국 부총리가 다음달 4일 워싱턴을 방문해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가 보낸 초청에 응했으며, 중국 대표단은 다음주 중반까지 수일간 워싱턴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합의문 서명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합의는 이뤄졌고 (합의문을) 가방에 집어넣는 일만 남았다”면서 “(합의문) 번역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다음주 정도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對)중 강경파로서 그동안 1단계 무역합의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나바로 국장이 무역합의 서명을 공식화해 주목된다.

◇1단계 서명식 앞두고 中 농산물 수입 승인

이번 미중 합의문은 총 86쪽의 분량으로, 현재 양국은 번역 단계에서 양측 버전이 서로 맞는지 이중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무역협상 합의 내용은 중국은 농산물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고, 미국은 당초 계획했던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한편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직까지 양국 정부는 류허 부총리의 미국 방문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서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만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서명식을 가질 수도 있다. 만약 양 정상이 서명식을 갖게 되면, 1단계 합의에 대한 서명은 다소 늦어지게 된다.

우선 중국 농업부는 31일 미국 기업의 새로운 유전자변형(GMO) 파파야의 수입을 승인하고 옥수수와 카놀라 등 10개 농작물 변종들의 수입 허가를 갱신했다. 10개 농작물 변종들은 바스프와 듀폰, 바이엘의 몬산토 등이 개발한 것들인데, 1종류의 옥수수와 각각 4종류의 콩 및 카톨라가 포함됐으며 오는 2022년 12월까지 수입이 허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중국 관영 CCTV는 지난 23일 중국 공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냉동 돼지고기와 반도체 설비 등 850개 품목에 대해 수입 관세를 최혜국 세율보다 낮게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냉동 돼지고기, 냉동 아보카도, 냉장 오렌지 주스 등 민생 안정을 위한 일상생활 품목과 천식 치료제, 당뇨약 원료 등이 포함됐다.

또 일부 목제와 제지용품도 관세 인하 대상에 포함됐고, 선진 기술과 설비, 부품 수입 확대를 위해 반도체 검사 장비, 고압 터빈 제어 장치, 광각 오프넷 분산액 등 상품의 세율도 낮추기로 했다.

◇2단계 협상의 핵심 쟁점은 ‘첨단 기술’

1단계 무역협상이 합의 서명으로 일단락되는 듯 보이지만 내년 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2단계 무역협상 의제는 첨단 기술이 될 예정이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현재 무역 자체를 주로 다룬 1단계 합의는 끝이 아니라 그냥 첫 단계”라면서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앞에 두고 신뢰를 구축하려고 체결한 것이었다. 2단계 협상에선 첨단기술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그동안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첨단기술과 관련해 최고 난제로 여긴 것은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이었다. 특히 중국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고 추진 중인 ‘중국제조 2025’는 접점을 찾을 수 없는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 정책은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우주, 반도체 등 10대 첨단 제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굴기 전략이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를 위해 중국이 미국 기업에 강요해온 불공정 관행을 ‘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침해’, ‘사이버 기술정보 탈취’, ‘자국 기업에 대한 산업보조금’ 등으로 규정했다. 이에 미중 무역 협상이 진전되더라도 미중 간 갈등을 해소할 만한 근본적 타결은 어렵고, 국가 지속 발전을 가늠할 미래산업, 첨단 기술에 대한 분쟁과 패권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스 장관은 “우리는 기술과 관련해 중국과 겪고 있는 모든 문제를 다루길 원한다”며 “첨단기술 관련 문제는 중국의 입법기관을 통해 법제화를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이 어려운 부분이라서 매우 조심스럽고 세심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표=이다인 디자이너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추이. / 자료=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표=이다인 디자이너

◇양국 협상 진전에 韓수출경기 개선 전망

미중의 지속된 무역 갈등이 1단계 합의로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내년 1분기에는 한국 수출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25일 국내 984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102.2로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00을 넘어선다고 밝혔다. 지수가 100을 상회하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목별로는 선박, 반도체, 생활용품 등의 수출이 개선될 전망이다. 반도체는 단가 회복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의 확대, 주요 IT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수요 회복 등으로 수출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도 내년 1분기에 인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지수가 4분기의 94.9에서 149.4로 크게 개선됐다.

반면 화학공업, 기계류, 철강 등은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화학공업 제품은 유가 하락과 중국 수요 부진 등으로 감소하고 기계류는 중국·베트남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둔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글로벌 수요 정체에 주요국의 생산 확대가 겹쳐 수출여건 악화가 예상된다.

유서경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만에 지수가 100을 넘긴 것은 수출 회복의 신호”라며 “다만 미중 무역협상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여전하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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