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가액 560억원 부지, 토공에 매각···건물 철거 등 완료 후 자금 수령 완료
올해 기술이전 계약 2건 등 R&D 활발···업계, 매각대금 레이저티닙 등 R&D 활용 예상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유한양행이 최근 군포공장 부지를 1975억여원에 매각했다. 매각에 따른 순이익은 1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유한은 매각자금을 유동성 개선과 미래투자 재원 확보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우선적으로 연구개발(R&D) 자금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경기도 군포시 당정동 27-2번지 포함 8필지에 해당하는 (구)군포공장 부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매각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처분 금액은 1974억9257만1000원이다. 계약금 189억4700만원은 유한양행이 이미 수령했다. 잔금 1705억2600만원은 소유권 이전등기가 완료된 후 수령할 방침이다. 유보금인 80억1900만원은 건물 철거 등이 완료된 후 받게 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06년 군포에서 오창으로 공장을 이전한 바 있다. 유한은 이전 후 군포공장 부지를 물류센터로 운영해 왔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 군포공장 부지 장부가액은 560억여원이다. 이에 세금 등을 공제하면 부지 매각에 따른 순수 이익은 10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장부가액은 자산, 부채 또는 자본의 각 항목에 관해 일정한 회계처리 결과를 장부에 기재한 금액을 지칭한다. 

유한양행은 매각대금인 1975억여원을 자산유동성 및 투자 재원 확보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R&D와 오픈이노베이션에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업계는 유한양행이 자금 수령을 완료하면 우선적으로 매각대금을 R&D 재원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한양행이 R&D에 주력해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자하고, 그에 따른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현실을 근거로 한 것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누적 1017억5800만원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된다. 지난 2017년 1037억여원, 2018년 1126억여원을 투자한 유한은 올해 최종 1300억원을 넘길 가능성이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올해 기술이전 계약을 연달아 터뜨리며 성과를 보였다. 1월 길리어드에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을 7억8500만 달러(약 9120억원)에 기술수출한 유한은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또 다른 NASH 치료제를 8억7000만 달러(약 1조107억원) 규모에 기술이전했다.

이어 유한양행은 2020년 1분기부터 지난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은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임상시험 참가자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시험은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27개 기관에서 진행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는 R&D는 레이저티닙을 포함해 14건이다. 신약이 3건이고, 개량신약이 11건이다. 개량신약은 복합제 7건과 개량제제 4건으로 구분된다. 

하지만 이 같은 유한양행의 R&D 집중 투자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며 대외적으로는 불안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유한양행의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전년 대비 매출 하락률은 1.6%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률은 각각 56.6%와 26.6%로 집계돼 R&D에 투자할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유한양행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887억여원에서 2018년 501억여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 3분기 누적 실적은 234억1300만원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2020년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 임상시험에 사운을 걸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한이 R&D를 장기전으로 진행할지 아니면 최대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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