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위 사업자 다 모인 DH 연합군, 향후 배민에 마케팅 쏠릴 가능성↑···약해진 3자 고리 노리는 쿠팡이츠·위메프오

쿠팡이츠와 위메프오가 소비자·업주 끌어안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에 없던 수수료 동결 소식이나 빠른 음식 배송을 내거는 등 한 지붕 아래에 들게 된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간 경쟁 고리가 약해진 틈을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 독일 본사의 합병 이슈에서 가장 대두되는 우려점은 경쟁 유인 약화다. 만약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통과된다면 배달의민족(약 50%)과 DH 코리아에 속한 요기요(약 35%), 배달통(약 10%)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95%가 넘게 된다. ‘이미 다 먹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서로 경쟁할 이유가 없어진 이들이 이전과 같은 수수료 혜택이나 음식 할인 혜택 등을 내걸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는 소비자와 음식점주들이 양사 간 합병을 우려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흩어지는 사용자들을 잡기 위해 배민-DH가 신규 서비스나 할인 혜택을 당분간 쏟아내더라도 있더라도 아무래도 1위 업체인 배민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업계 시선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민, 요기요, 배달통이 현 상태를 유지하긴 하겠지만 마케팅비용이 1위인 배민에 쏠릴 것”이라면서 “기업 논리가 그렇지 않나. 잘 나가는 자식을 밀어주게 돼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가 최근 도입한 치타배달 배지. /사진=앱 갈무리
쿠팡이츠가 최근 도입한 치타배달 배지. / 사진=앱 갈무리

이같은 상황은 현재로써 점유율이 미미한 후발주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민의 1위 수성은 계속되겠지만 요기요와 배달통의 자리를 넘 볼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쿠팡이 쿠팡이츠에서 치타배달 서비스를 덧붙이고, 위메프오가 수수료 동결을 외친 것도 이같은 자리를 탐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은 치타배달을 도입했다. 쿠팡이츠에서 볼 수 있는 치타배달은 배민의 번쩍배달과는 다르다. 35분 내 배달을 내 건 배민의 번쩍배달과는 달리, 쿠팡의 치타배달은 쿠팡이츠에 입점한 업주 중 배송이 빠른 업체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인증이다. 이 업체에서 배달을 시키면 빨리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을 쿠팡이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어플 접속 시 상단에 위치하는 것만큼의 광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츠보다 한 달 여 앞서 론칭한 위메프오도 양사 합병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점주 끌어안기에 나섰다. 점주가 가장 걱정하는 수수료 인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면서다. 위메프 배달·픽업 서비스 위메프오가 최소 2년동안 중개수수료를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경쟁 플랫폼이 매달 부과하는 입점비용과 광고수수료 역시 받지 않는다. 

위메프오가 내걸고 있는 광고비, 입점비 제로 혜택. /사진=위메프
위메프오가 내걸고 있는 광고비, 입점비 제로 혜택. / 사진=위메프

이에 따라 위메프오 입점 업체들은 고객 주문금액에 비례해 책정하는 수수료만 부담한다. 만일 주문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들의 비용 부담은 0원이다. 또 위메프오는 주문 고객들에게 중개수수료를 상회하는 수준의 적립금을 환급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리뷰 작성에 따른 포인트 적립 이벤트 비용도 위메프오가 온전히 부담하기로 했다. 고객들은 주문과 리뷰를 통해 쌓은 적립금을 위메프오에서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한계도 지적된다. 쓰는 사람이 있어야 이같은 이벤트가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쿠팡이츠, 위메프오에 모두 입점해있다는 한 점주는 “쿠팡이츠는 한 달에 한 번 주문이 들어올까 말까다. 위메프오도 거의 없다 시피 하다”면서 “업체들이 혜택 내놓는 건 좋은데, 일단 사람들이 많이 이용을 해야 업주들도 안정적으로 해당 앱을 믿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