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0일부터 보름 동안 시설 보수···업계 “재고 관리 바탕 비정상적 시장가 끌어올릴 목적” 해석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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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H형강·철근 등 봉형강 제품군 감산을 추진한다. 설 명절 연휴를 전후해 보름 동안 공장 휴지기를 갖게 된다. 업체 측은 연례적인 보수 계획일 뿐이란 입장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수급 불균형 탓에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제품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과 포항공장 내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현대제철은 이 분야 국내 1위다. 국내에서 수요가 많은 H형강의 경우 50%의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인천공장과 포항공장의 봉형강 생산 능력은 각각 연간 231만톤, 136만톤이다.

통상 한번 가동을 시작한 용광로는 생산을 멈출 수 없지만, 이들 공장은 전기로여서 조절이 가능하다. 앞서 10월에도 파업으로 48시간 동안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휴지기는 내달 20일부터 2월3일까지 보름간이다. 업체 측은 연례적인 보수작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연간 세 차례 안팎으로 이뤄지는데, 명절을 전후로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기나 생산 등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보수작업을 위해 가동을 멈추는 것”이라며 “통상 보수하는 데 2주 정도가 소요되는 탓에 명절 연휴를 포함해서 보수 기간을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도 역시 설 연휴에 앞서 시행돼 연휴가 끝나고 마무리 될 것”이라 부연했다. 또한 “계획된 일정도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업계는 현대제철의 이 같은 움직임을 생산량 조절을 통해 재고 처리를 유연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보름 동안의 가동 중단으로 인천공장은 약 11만5000톤, 포항공장은 약 6만8000톤의 생산량 감소 효과를 보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적체된 재고 물량을 처리하고 공급량을 조절함으로써 지나치게 낮아진 봉형강 제품가격을 끌어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제품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진 데다 철근 등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철스크랩 가격이 빠르게 인상되는 추세다”며 “현재와 같이 판매가격이 낮은 상태에서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하면 내년 1분기부터 해당 사업부문에서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 재고 소진 등을 목적으로 내년 초 휴지기를 갖기 위해 보수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현대제철의 경우 해당 분야 1위인 만큼,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섬으로써 업계 전반에 끼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듯하다”면서 “내달 말께부터 현대제철이 봉형강 제품군의 대표 품목인 H형강에 대해 톤당 73만원 이상 받을 계획인 것으로 업계 내부에는 알려져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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