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현상에 채권과 부동상 펀드에 자금 유입 쏠려
노후 자산관리 수요에 TDF와 같은 라이프사이클 펀드 인기 뜨거워
유형별 수익률은 러시아 펀드가 1위···개별로는 중국 레버리지펀드가 호성적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연초 이후부터 이달 27일 기준. /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올해 국내 펀드시장에서는 채권과 대체투자, 라이프사이클 펀드의 인기가 뜨거웠다.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에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몇년 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한 해외 투자 펀드에서도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왔을 정도였다. 다만 수익률 측면에선 채권과 대체투자 펀드 대비 해외주식형 펀드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와 북미, 중국 지역 펀드는 평균 3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해 주목됐다.

◇ 안전자산 투자 펀드와 노후 자산관리 위한 펀드에 ‘뭉칫돈’ 

올해 펀드 시장은 안정적인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국내외 주식형 펀드는 자금 유입이 미미했던 반면 채권이나 대체투자 펀드에는 설정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노후 자산관리를 위한 펀드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에도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모습이 특징적이었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연초 이후 국내주식형 펀드에 8236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시장 성과에 연동되는 인덱스펀드에 4조189억원이 몰렸지만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에 3조1953억원이 빠져나간 영향이었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도 3조1571억원의 자금이 유출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초 해외주식형 펀드는 최근 해외 투자 붐을 타고 설정액 증가가 기대됐던 부문이었다. 그러나 베트남 펀드에 917억원 유입된 것을 제외하면 전 지역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모습이었다.  

반대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펀드와 대체투자 펀드에는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었다. 국내채권형펀드에는 올들어 6조774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고 해외채권형 펀드에는 4조3424억원의 설정액이 증가했다. 국내대체투자 펀드에는 부동산 펀드의 자금유입에 힘입어 4733억원의 설정액 증가가 있었다. 해외대체투자 펀드 역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부동산 펀드의 인기에 설정액이 1조1026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모습은 국내외 증시 불안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올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무역보복 등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올해 4월 17일 장중 2252.05까지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는 대내외 악재에 지난 8월 6일에는 장중 1891.81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부동산 펀드에 자금이 모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노후를 준비하려는 자금의 유입도 특징적이었다. 은퇴 시기에 맞춰 자금을 굴리는 라이프사이클 펀드에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TDF로 대표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지난 27일 기준 총 2조4786억원의 설정액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만 1조1458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 수익률 제왕은 ‘러시아’···개별로는 중국 레버리지 펀드가 성적 좋아

해외주식형 펀드는 올해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달리 성과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기준 연초 이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4.67%를 기록해 국내주식형 펀드 6.52%, 국내채권형 펀드 2.4%, 해외채권형 펀드 9.21%를 압도했다. 

해외주식형 펀드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러시아와 북미, 중국의 성과가 좋았다. 러시아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37.33%를 기록했다. 북미와 중국 역시 각각 31.2%, 30.88% 수익률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유럽(25.76%)과 브라질(25.59%)도 20%대 수익률을 기록해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이 모두 동반 상승했다.

반면 유일하게 설정액이 증가했던 베트남은 평균 수익률로 3.95%를 기록해 해외 지역 펀드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내놨다. 인도 펀드는 올들어 12%대 수익률을 보였지만 다른 해외 지역 펀드들이 높은 성과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신흥국 내에서도 성과가 크게 갈린 것이다.

개별 펀드로 살펴보면 부동산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 3 ClassC1’가 올해 95.56% 누적 수익률을 거뒀다.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 증시 상승에 두 배가 연동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재간접형)(합성)’은 올해 76.24%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합성)’도 75.6% 수익률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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