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홀더 카카오페이지, 제작 담당 카카오M 통해 수직계열화 완성

자료=카카오페이지
자료=카카오페이지

카카오가 최근 콘텐츠 분야 영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웹툰·웹소설 지적재산권(IP) 확보는 물론 카카오M을 통해 음원·영상 콘텐츠까지 빠르게 확보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는 현재  웹툰·웹소설 분야의 대표 사업자 중 하나다. 지난 9월 기준 카카오페이지의 누적 작품수는 6만6000여개로, 누적 매출액이 1억원을 넘어선 인기작만 1400여개에 달한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지에 등록된 누적 가입자수는 2200만명, 이들이 본 작품 누적 조회수는 약 470억건에 달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격적인 IP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학산문화사 150억원, 대원씨아이 150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 100억원 등 만화 출판사 3곳에 투자를 진행했으며, 올해에도 웹소설 관련 회사인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와 ‘알에스미디어’에 각각 35억원과 41억원을 투입해 종속 회사로 편입시켰다.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해당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15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지난해 8800억원으로 5년 만에 무려 6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 역시 2013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웹툰·웹소설뿐만 아니라, 카카오M을 통해 음원·영상 콘텐츠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카카오M의 전신은 멜론 운영사이자 아이유 소속사로 이름을 알린 로엔엔터테인먼트다. 2016년 카카오는 1조8700억원이란 거액을 들여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이후 카카오M은 지난 1월 김성수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1995년 투니버스 방송본부장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온미디어 대표이사, 2011년 CJ ENM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콘텐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드라마 ‘도깨비’와 ‘응답하라’ 시리즈 등 히트작을 선보이며 적자에 시달리던 CJ그룹의 콘텐츠 사업을 흑자로 이끌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를 두고 CJ를 ‘콘텐츠 왕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라고 평가한다.

카카오M은 김 대표 영입을 계기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M은 김 대표 영입과 동시에 BH엔터테인먼트, 숲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등 연예기획사 지분 인수를 완료했다. 지난 9월에는 ‘군도:민란의 시대’를 제작한 영화사 월광과 ‘신세계’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의 지분도 확보했다. 최근에는 ‘진짜 사나이’ 김민종 PD,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문상돈 PD,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박진경 PD 등 스타 PD들을 대거 영입하기도 했다.

카카오M은 모바일 유통이 쉬운 ‘웰메이드 숏폼(short form)’ 콘텐츠 제작 사업을 강화하고, 카카오M만의 오리지널 작품을 직접 제작해 카카오톡·멜론·다음 등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지가 축적한 IP를 카카오M을 통해 제작하는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인기 웹소설 ‘진심이 닿다’를 카카오M이 드라마로 제작해 지난 2월 방영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SK텔레콤과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 역시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양사는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IP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지의 IP 기반으로 카카오M이 제작한 콘텐츠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를 통해 공급되는 방식 등이 예상된다.

카카오가 꿈꾸는 콘텐츠 왕국의 마지막 열쇠는 자체 채널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내년 중 모바일 방송 플랫폼 ‘톡tv’를 카카오톡에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톡tv는 20분 내외의 숏폼 콘텐트를 주력으로 실시간 방송, 모바일 드라마 등을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카카오페이지를 통한 IP 확보, 카카오M을 통한 제작, 톡tv를 통한 콘텐츠 서비스 등 수직계열화가 완성된다. 다만 카카오M 관계자는 “톡tv 관련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M 등을 통한 콘텐츠 수직계열화 구조가 최근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향후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설 경우,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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