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제 등 개발프로젝트 중단이 원인”···9월 라니티딘 파동 후 매출 손실, 수익성도 악화
내년 도입 9개 품목 기대에 경영 호전 예상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해 유난히 호재와 악재가 엇갈렸던 일동제약의 하반기 수익성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로 인해 매출 손실도 발생한 일동제약이 내년에는 도입품목 매출을 얼마나 올려 경영실적을 회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같은 해에서도 분기 또는 반기별로 경영실적 상승과 하락폭이 큰 제약사들이 파악된다. 가장 최근 기록인 올 3분기 누적 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의 경우 하락률이 100%에 육박하거나, 당기순이익은 100% 하락이 넘는 사례도 눈에 띈다. 

순이익은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에 주력한 탓도 있지만, 수시로 변화하는 정부 정책과 전반적 약업계 불경기로 인해 부침을 겪는 업체들이 있다는 방증이다. 올 상반기 경영실적과 하반기 실적에 차이를 보이는 제약사에는 일동제약도 포함된다. 

일동제약은 상반기 2658억9500만원 매출을 달성, 전년 대비 8.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64억2100만원을 기록하며 14.1%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19억2700만원을 올리며 3.4% 감소했다.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지만, 10%가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일동제약은 수익성에 있어 부진한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3분기만 보면 1296억3300만원 매출을 올려 1.2% 상승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000만원 손실, 당기순이익은 49억26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수익성은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와 관련, 일동제약은 개발비손상차손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비손상차손은 개발중단프로젝트로 인해 발생한 손실이다. 즉, 연구개발프로젝트가 실패해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일동제약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MR정 외 1건’의 경우 임상 대상자 확보 어려움 및 실험 결과 부진 등 기술적 실현 가능성 저하와 경쟁 환경 변화로 인한 사업성 저하 등으로 인해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관련 장부금액 54억3100만원을 전액 감액했다. 일동제약은 중단된 개발프로젝트가 복합제 등 복수 건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을 유보했다.  

프로젝트 중단 등에 따른 일동제약의 수익성 부진은 올 3분기 누적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일동제약의 3분기 누적 매출은 3956억7400만원이다. 전년대비 6.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5억900만원과 71억9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하락률은 각각 10.4%와 54.1%다. 

이에 4분기 이후 일동제약의 매출 유지 여부가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암물질 포함을 사유로 지난 9월 하순 라니티딘 제제를 판매중지해 일동제약도 직접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과 알비스 제네릭 더블원을 판매해왔다. 일동의 직접 손실은 연간 200억원대 규모로 파악된다. 결국 지난해 5039억735만5299원을 기록하며 창립 후 처음으로 연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 일동제약의 올해 매출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올 3분기 부진한 수익성을 기록한 일동제약은 사내외로 호재와 악재를 경험해 변화무쌍한 한해를 보내기도 했다. 상반기인 지난 5월에는 ‘약쿠르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약사 유튜버가 일동제약 대표품목인  ‘아로나민골드’ 성분과 가격을 비교해 가성비가 떨어지는 제품이라고 언급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일동제약은 즉각 반박했다. 결국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다. 당시 약사 발언권을 무시했다며 일동제약을 비판하는 의견과 특정 의약품에 대한 언급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앞서 언급한 식약처의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조치가 발표됐다. 이에 일동제약은 신속하게 동아ST와 가스터 공동판매를 선언하며 매출 보전을 추진했다. 가스터는 라니티딘 판매중지 여파로 매출이 최근 급성장하는 품목군으로 손꼽힌다.  

이같은 일동제약 노력은 이달 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컨슈머헬스케어 한국법인과 일반의약품 및 컨슈머헬스케어 분야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 9개 품목 판권 확보로 이어졌다. 해당 품목은 테라플루(종합감기약)와 오트리빈(이비과용제), 니코틴엘(금연보조제), 드리클로(다한증치료제), 볼타렌(외용소염진통제), 폴리덴트(의치부착제), 센소다인(치약), 파로돈탁스(치약), 브리드라이트(코밴드의료용확장기) 등이다. 

9개 품목 판권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돼 2020년 일동제약 매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들 품목의 지난해 매출은 460억여원이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9개 품목의 2020년 매출목표를 500억원으로 설정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보면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여파를 상쇄할 수 있는 수치로 판단된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1조 클럽도 어렵지만 그 절반인 5000억원 클럽도 약업계에서 진입과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 매출에 관계없이 내년 일동제약은 9개 도입 품목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공고히 다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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