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삼성重·대우조선, 각각 120억·71억·61억달러 규모 수주···“불황 속 선방”
카타르發 10조 프로젝트···“LNG선 경쟁력 갖춘 韓 3사, 수주 가능성 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부진 탈출’에 시동을 건 조선업계가 내년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불확실성의 확대에 따라 올 한 해 예정됐던 발주분이 내년으로 상당수 연기되면서, 대형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상반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올 한 해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은 ‘절벽’이란 꼬리표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해 발주량과 비교하면 약 40%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선주들의 발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당초 예정돼 있던 발주 물량이 대거 연기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상당 부분이 내년으로 이월됐다.

그럼에도 우리 조선업계의 대처는 기대 이상이었다. 27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들 3사의 누적 수주금액은 각각 △120억 달러 △71억 달러 △61억1000만 달러 등이다. 각 업체의 올해 목표 수주액은 △159억 달러 △78억 달러 △83억7000만 달러 등이었다.

목표 수주액 달성률은 삼성중공업이 9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76%)과 대우조선해양(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수주 총액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순이었다. 수주 절벽 상황에서 나름 선방한 성적표로 평가된다. 아직 나흘여가 남았지만, 한국이 2년 연속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은 확실시된다.

이들의 활약은 최근 수년간 계속돼 온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에도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악화된 업황 속에서 수주 선방을 보인 것이 일종의 부진 탈출의 ‘신호탄’이었다면 내년 상반기로 이월됐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 속속 발주될 것으로 점쳐져 이르 반등의 기회로 삼을 것이란 관측이 업계 내부에서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카타르 프로젝트’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은 LNG운반선 40척 발주를 준비 중이다. 80억 달러, 우리 돈 10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규모다. 기타 옵션들과 노후 선박 교체 물량 등까지 더해지면 총 100척에 달하는 발주가 예견된다. 지난해 연 발주량이 76척이었음을 감안하면 ‘잭팟’이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도 않을 정도다.

LNG선 부문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조선 3사는 올 한 해 LNG선 수주 효과를 톡톡히 봤다.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은 수주액을 달성한 삼성중공업의 경우 LNG선 18척을 따냈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도 연말 LNG선 발주를 싹쓸이하면서 달성률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

카타르 프로젝트는 당초 연내 발주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기도 했으나, 불확실성이 다소간 걷힐 내년으로 늦춰졌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도 LNG운반선 발주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개선이 좀 더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인 ‘IMO 2020’이 내달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보다 선박 수주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 업계의 경우 고가의 LNG선을 중심으로 컨테이너선과 각종 선급의 탱커 등을 수주하는 데 경쟁국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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