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정동영 의원 기자회견···“공공택지 아파트가 장사판·노름판으로 전락”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위례신도시 분양가 분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하남시 위례신도시 공공택지 내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호반건설이 분양가를 부풀려 수천억원의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SH공사는 2016년 위례신도시 내 특정 공공택지를 3.3㎡당 조성 원가(1130만원)보다 820만원이 높은 3.3㎡당 1950만원에 민간 건설사인 호반건설에 매각했다. 공사는 이를 통해 2400억여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또 해당 택지에서 분양·시공을 맡은 호반건설은 건축비를 3.3㎡당 1000여만원까지 부풀려 총 3000억원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호반건설의 호반써밋송파는 이날 청약을 진행하며 분양가는 1차(A1-2블록)가 3.3㎡당 평균 2205만원, 2차(A1-4블록)는 3.3㎡당 평균 2268만원에 책정됐다. 분양 승인 당시 건축비는 1차가 1002만원, 2차가 1040만원으로 평균 1020만원이다.

아울러 경실련 측은 당시 호반건설이 계열사를 동원한 일명 ‘벌떼 입찰’로 2블록 모두를 제비뽑기로 추첨 받아 택지를 확보한 후 실제 공급은 낙찰 받은 계열사가 아닌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이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SH가 제비뽑기 방식으로 실시한 A1-2 및 A1-4블록 입찰에는 각 200개 내외의 업체가 참가했고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이 낙찰 받았다. 베르디움하우징은 호반산업, 호반건설주택은 호반건설에 소속돼 있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모두 호반그룹 계열사다.

경실련 측은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한 후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며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한다던 공공택지 아파트가 SH공사와 호반건설 등 건설사의 장사판이자 투기꾼의 노름판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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